오전에 온천욕으로 몸을 깨끗이 씻고 오후에 성지순례를 한 후 저녁에는 서해에서 석양을 감상한다.
가족이 함께 떠날 수 있는 하루 성지순례 코스가 있다.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거쳐 덕산온천→갈매못→청양 다락골 줄무덤 성지→대천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바로 그것.
갈매못 성지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 바닷가에 위치한 갈매못 성지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라도 하루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춘천·원주·청주에서는 천안→온양온천→도고온천→ 갈매못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이용하면 되고 영호남 지역에서는 대전→유성온천→공주를 거쳐 갈매못에 닿을 수 있다.
갈매못은 신자들에게 아직 생소한 성지 중 하나. 대부분의 신자들이 갈매못 직전에 있는 해미 솔뫼 등 이름난 성지에만 들렀다 발걸음을 돌리기 때문이다. 갈매못은 그만큼 인적이 뜸해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 있게 순례할 수 있다.
그러나 갈매못 성지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왜소한 규모에 적잖이 실망한다. 순교비 2개와 성당 만이 덩그렇게 놓여져 있을 뿐이다.
갈래기의 연못 에서 유래한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갈매못은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박해의 칼을 받고 쓰러진 장소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특히 성지에서 바라다보는 붉은 석양은 다른 성지 순례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갈매못은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민 신부 황석두·장주기 회장 등 다섯 성인과 500여명의 무명 신자들이 순교한 곳. 다블뤼 주교는 조선교구 제4대 교구장이었던 베르뇌 주교의 순교로 1866년 3월7일 제5대 조선교구장에 임명됐으나 4일 만인 11일 황석두(루가)전교회장과 내포지방에서 체포돼 다른 4명의 순교자와 함께 이곳에서 순교했다. 갈매못 성지에는 사제가 상주하고 있어 미사와 강의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락골 줄무덤
갈매못에서 자가용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청양 화성면 농암리 다락골 줄무덤 성지는 갈매못과는 또 다른 묵상거리를 제공한다. 순교 현장인 갈매못이 순교 선열들에 대한 경외감 을 느끼게 한다면 무명 순교자들의 안장지인 다락골 줄무덤은 숙연함 을 느끼게 한다.
다락골 줄무덤 성지는 무명 순교자들의 묘소라 그런지 상세한 안내지도를 갖고도 찾아가기 힘들 정도로 깊숙한 산 속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인근 본당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명 순교자들의 묘 수백기가 안장돼 있는 다락골 줄무덤은 들어서는 초입부터 경건함이 배어난다.
이름없는 수백개의 봉분 봉분마다 세워진 하얀 십자가 선조들의 신앙을 상징하는 항아리 모양의 14처 등이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다락골 줄무덤 성지는 또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와 그의 부친인 최경환 성인이 탄생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락골 줄무덤 성지에서 대천 해수욕장이 위치한 대천까지는 30분거리. 시간이 남으면 해수욕장에서 석양을 감상하며 성지순례를 정리하는 것은 어떨까.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해수욕장에서 하루쯤 몸과 마음을 쉬며 신앙 선조들의 삶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다. 대천해수욕장본당의 도움을 받으면 숙소와 미사 등의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보령=우광호 기자】
도움 받을 곳
갈매못 성지 사제관 (041)932-1284 수녀원(041)932-1214
대천해수욕장본당 사무실 (041)934-7758 사제관(041)934-7757
보령 대천동본당 사무실 (041)934-1214
청양본당 사무실 (041)943-7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