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양자씨가 살고 있는 전주시 동덕진구 여의동 사랑의 집 에는 유씨가 운영하는 삼풍화학 이라는 물 비누 공장이 함께 있다. 공장 사무실에서 유씨와 만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성서쓰기를 다 했다고. 우리 새끼 고생 많았네.”
”다시 성서쓰기를 하겠다고. 여름에는 너무 더우니 가을에 가서 다시 써라. 지난 번 너를 만나고 와서 엄마는 밤에 잠을 못잤어. 엄마 생각해서 성서를 쓴다는 너에게 또 너에게 그런 마음을 들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건강 조심해라.”
청송감호소에 있는 모범 재소자 아들이 건 안부전화다. 두 달마다 면회가서 만나는 아들이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반갑다.
유씨는 사람들이 너무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만 얻으려고 한다며 우선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전화 속의 주인공 아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출감하고 바로 우리집에 온 그 아이는 우리 집이 가난해 싫다며 그냥 나가버렸어요. 재소자 때 열심히 뒷바라지 한 것을 보며 무척 잘 산다고 생각했나 봐요. 사실 우리 집은 겉보기에 누추해요. 하룻밤도 못자고 나간 그 아들한테 3년 후 청송감호소에서 잘있다며 편지가 왔어요.”
서울에 가서 술집 웨이터로 취직했다가 순간적으로 손님 지갑을 훔쳐 절도죄로 다시 교도소에 들어간 아들은 거기서 세례를 받고 엄마에게 속죄하는 의미에서 하느님을 더 알고 싶어 성서쓰기를 하고 있다. 유씨는 이제 그 아들은 더 이상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런 변화가 하느님께서 일구신 열매 라고 말한다.
유씨는 출소자의 집 운영이나 재소자 뒷바라지 비용을 자신이 운영하는 비누 공장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동냥까지 해가며 허기진 배를 채운 어린시절의 가난 그 가난 때문에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나 임신 6개월 만에 헤어져야 하는 아픔속에서도 그녀는 딸을 잘 키우며 어느정도 자수성가 할 수 있었다. 류머티즘 위암수술 등 의 위험한 고비도 무사히 넘겼다.
유씨는 얼마 전 대전 살레시오 피정의 집에서 교도사목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 출소자 아들 둘과 함께 가 체험담을 발표했다. 그런데 방 배정하는 것을 보고 유씨는 자신도 모르게 “나는 우리 아들들과 같이 한 방에서 자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측도 그렇게 해주었다.
유씨는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느님께서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앞으로 출소자 사목을 하려면 출소자들과 거리를 두지말라는 외적표시를 보여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제2 제3의 범죄를 막기 위한 출소자 보호는 머리 가 아닌 가슴 으로 정말 신앙과 사랑이 앞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마당 왼편 작은 동산에 두 손 모아 기도하고 계신 성모님이 자애로운 눈길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이연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