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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까치는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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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원 중에 스스로 백아산 산적 이라며 떠드는 회원이 있다. 사과농장을 하고 있는데 내가 그 집을 방문하면 그 전에 30회 이상치던 농약을 이제는 5회로 줄였노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그 사과농장에 처음 들어가기 전에는 나는 주변이 모두 군부대인줄 알았다. 빵빵 총소리가 하루 종일 계속 들리는 것이다. 군부대 옆에 살아봤지만 사격훈련을 가끔 하는 건 봤어도 저렇게 하루 종일 하는 것은 못보았기에 물어보았다. 화순군 백아산 자락의 사과는 맛이 있기로 유명하지만 사과 과수원엔 까치가 많다. 그래서 농부들은 까치가 맛있는 사과만 골라가며 쪼아먹기 때문에 까치를 쫓기 위해서 자동으로 프로판 가스와 같은 것이 터지게금 장치를 해놓은 것이라고 했다. 옛날에는 깡통에 줄을 달아 흔들어 새를 쫓거나 할머니가 훠이 가라고 그러셨는데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여 총소리로 쫓는다는 것이다. 까치들이 얼마나 기겁했겠는가?

또 요즈음에는 까치를 쫓는 여러가지 방법이 나왔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하소연한다. 까치가 원수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총소리 장치도 몇년 해보니까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저것 소리만 나지 총알은 없어 라고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그래서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요. 까치가 와서 따먹으니까 못따먹게 하기 위해서 총소리를 내고 별 갖은 수를 다 써보지만 신통치가 않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서글펐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길은 없을까? 농부들이 까치를 원수처럼 생각하는데 어디서부터 문제인가? 참 답답한 일이지만 그 근본 원인은 인간의 욕심에 있다는 느낌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또 보도를 보았더니 잣농사를 하는 우리나라 농부들이 청설모가 떼지어 몰려오니까 허락을 받아서 무더기로 잡아 매장했다. 총소리로 까치를 겁주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 청설모가 무슨 죄가 있는가. 자기가 먹을 것이 있으니까 와서 먹은 것뿐인데 하느님이 또 그런 것을 먹고 살라고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그걸 총으로 쏴서 합동으로 매장해 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 이런 것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옛 우리 조상들로부터 배워야 할 지혜는 하느님이 만들어준 상태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 가는 인간들의 존재 그 길 밖에는 다른 길이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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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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