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태어나 (6·25 50돌에 부쳐 )
김 규 동 시인
우리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리
어저께의 우리들이 아닌
참 우리들로서 살아가리
사랑과 믿음 받들고
저 광활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리
어저께의 우리들이 있었던 저 곳
너무나도 오랜 세월
불신과 미움 적개심과 슬픔을
불태웠던 그 현실은
동방예의지국도 등불도 아니었기에
아니 무엇보다도 두 동강난
비참과 절망의 땅이었음에
산천초목이여 바다여 하늘이여
불쌍한 겨레의 애달픔과 피눈물을
얼마나 안타까이 여겨왔던가
돌이켜보면
저 처참한 동족상잔의 전쟁으로부터
50년의 세월이 물같이 흘렀거니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이여
서로간의 총칼과 폭탄 앞에 희생된
남북군대와 연합군(UN)의 슬픈 원혼들이여
같은 핏줄끼리 같은 형제끼리
무참히 죽이고 파괴한 저 무서운
전쟁의 악마적 소용돌이를 어떻다 생각하는가
산화한 남북형제들이여
그 고귀한 목숨과 억울한 희생의
생생한 현실을 영혼이여
무슨 수로 그대들은 잠재우고 있었는가.
아 이 산하 피바다 되었던 날아
온 강산이 불바다 되었던 지옥의 날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비분의 눈물 치솟는
전쟁의 상처를
무엇으로 지울 수 있는가
이리하여 남북은 서로 원수되어
차갑고 어두운 분단 반 백년의 암흑을 살아왔다
광명이여 희망이여
드디어 50년만에 우리 서로 손 잡는구나
화해와 용서
뉘우침과 참회의 양심을 담아서
7천만이 하나가 되는 위대한 통일의
초석을 놓고 있구나
남북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손잡는 것을 이 눈으로 본 역사의 순간을
시인은 감격의 눈물로 노래하고
7천만 형제는 다같이 드높은 만세소리로
삼천리강토 파도처럼 넘실거리게 하리로다
더욱이 올해는 대희년
부활과 축복 온갖 저주스런 원수까지도
하느님 품 앞에 회개하고 용서케하는
사랑의 실천과 구원을 기리는 해
믿음과 불타는 사랑의 실천을 서약한
수많은 교우들은
저 철원북방 한계선
노동당 당사 허물어진 건물이 있고
지난날의 폭격으로 철길 위에 쓰러져
녹이 다 슨 기관차의 형해 앞에서
통일조국의 도래를 축복하고 기원하는
대집회가 행해지니
이것은 하느님 앞에서
겨레 사랑과 원수 사랑의
위대한 선언과 실천을 기약하는
뜻 깊은 축전이라
보내자 북녘에 우리의 지성스런 구원의 손길을
그리고 나누자 돕자
북녘 인민들의 고통과 시련에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뜨거운 성의 쏟아붓자
분단의 역사에 우리 모두 앞장 서서
확고부동한 종지부를 찍어내자
사람들이여
귀를 기울여라
저 종소리 역사의 수레바퀴가 울리는
구원과 화합과 통일의 은은한 종소리
가차이서 멀리서 은은히 들려오는구나
남북겨레 사랑과 용서로 결합되는
새 아침의 아름다운 얼굴
영원한 생명 부활을 알려주고 있고나
오 우리 새로 태어나
통일조국 품에 안겨 하느님의 사랑 받으리
지금은 저마다의 가슴에
참회와 속죄의 물결 굽이쳐야 할 때
펼쳐지는 새 역사와 새로운 삶의
이 빛나는 역사 현실 앞에
머리 숙일 때다
경건히 머리 숙일 때다.
오 통일. 7천만이 하나되는 날아!
-김규동 시인 약력
▲1925년 2월13일 함북 종성 출생 ▲46년 연변 의대 수료 ▲48년 평양종합대 조선어문과 2년 중퇴·월남 ▲월남 직후 예술조선 신춘문예에 시 강(江) 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 ▲51년 이후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 ▲55년 한국일보 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우리는 살리라 와 포대가 있는 풍경 각각 당선 ▲48년 경성상공중 교사 ▲51년 연합신문 기자 ▲54년 한국일보 문화부장 ▲57년 도서출판 삼중당 주간 ▲60년 한일출판사 대표 ▲68년 이후 집필생활 몰두 ▲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고문 ▲89년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현) ▲저서 및 시집: 나비와 광장 현대의 신화 새로운 시론 지폐와 피아노 문학강화 현대시의 연구 죽음 속의 영웅 어두운 시대의 마지막 언어 깨끗한 희망 어머님 전상서 하나의 세상 오늘밤 기러기 떼는 생명의 노래 시인의 빈손 길은 멀어도 어머니 지금은 몇시인가요 ▲상훈:은관문화훈장 자유문학상 ▲세례명:요한 ▲본당:서울대교구 역삼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