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간지에서 인도출신의 한 교수가 자국의 영어교육에 대해 소개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인도에서는 현재 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힌두어 말고도 헌법에서 인정한 15개 언어가 있으며 언어학적으로 말하면 표준어가 35개 이상이고 사투리는 700개 이상이며 글씨체도 10개가 넘는다. 그 속에서 인도 사람들은 다양성을 존중하며 동시에 단일성을 지켜나가는 역사적 경험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인도인에게 영어는 외국어라기보다 인도에서 사용하는 또 다른 언어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도인에게 언어 하나를 더 아는 것은 또 하나의 눈 귀 입을 가진 것과 같다.”
이 글을 읽으며 우리나라 영어교육보다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만들어 가는 이 분단과정에서 북한과 북한사회에 대한 남한의 태도 중 “이북 사투리”에 대한 남한주민들의 태도가 더욱 생각났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하루빨리 남한말 을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들은 남한사회의 적응 척도를 남한말을 얼마나 잘 하느냐로 평가하기도 한다. 탈북자들이 북한말을 하면 위 아래로 훑어보고 표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경우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 앞에서 자신의 고향이 강원도라고 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아예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탈북자들도 많이 있다. 영·호남 지방이나 제주도 사투리도 못알아 들을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남쪽지방의 사투리를 사용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북쪽지방의 사투리를 사용할 때는 표정이 달라져야 할까? 남쪽지방 사투리를 지방색으로 수용하듯이 함경도 평안도 사투리도 또한 지방색으로 수용할 수는 없을까?
몇년 전부터 북한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곳곳에서 달라진 북한말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물론 우리와 명칭이나 표현이 다르거나 북한에서 만들어진 단어들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낱말 공부하듯이 “00는 000이라고 한다”는 식이 전부다. 아쉬운 것은 그렇게 북한말 하나하나를 알아가면서 왜 북한에 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인도교수의 글에서 참으로 부러웠던 것은 언어 하나를 더 아는 것은 또 하나의 눈 귀 입을 가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 즉 또 하나의 언어를 통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삶과 정신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남북한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또 하나의 눈 귀 입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서로를 좀더 알고 이해하는 넉넉함으로 통일사회를 살아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