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동·서 유럽의 통합 및 군축 문제 등 국제적인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교황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약 30분간 단독회담을 통해 동·서 유럽의 통합과정에서 교황청과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군축 문제를 포함해 그밖의 국제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요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대통령에 취임한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택했다. 특히 바티칸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제일 먼저 방문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바티칸이 차지하는 비중을 그만큼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이 교황에게 러시아 방문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공식 초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교황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정교회의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는 7일 국가 차원의 초청에 앞서 먼저 교회들이 그 길을 준비할 필요가 있음을 푸틴 대통령이 이해하고 있다면서 푸틴이 이번에 교황에게 러시아 방문 초청을 하지 않은 것을 고맙게 평가했다.
알렉세이 총대주교는 교황이 바티칸시국의 원수일 뿐 아니라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라면서 교황의 러시아 방문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의 초청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정교회 국가에 대해서는 그 나라의 정교회측으로부터 먼저 초청을 받지 않고서는 방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정교회 국가 중 그 교회 지도자가 교황을 초청한 나라는 루마니아와 게오르기아·아르메니아 세 나라로 교황은 아르메니아를 제외한 두 나라를 방문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해 아르메니아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건강 악화와 아르메니아 정교회 총대주교의 사망으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