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5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목일기] 생명구출작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한 산부인과 원장님의 배려로 병원의 반지하 상담실과 부속 이층 양옥건물이 우리들의 생명을 위한 ‘작은 자매들’(‘미혼모’라는 말 대신)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낙태하려는 임산부가 오면 상담실에서는 인터폰으로 뒷집 자모원에 연락 작은 자매들이 모여 함께 묵주의 기도로 성모님께 열심히 낙태하려는 엄마의 마음을 바꿔 생명을 살려달라고 기도하면 너무나 기적같이 마음이 변화된다. “딸이 둘 있는데 의사선생님 말씀하시는 눈치가 또 딸 같아요.” 선생님이 설득하다 안된 임산부들을 상담실로 보낸다. 남편과 함께 온 부인은 워낙 시부모들이 간절히 아들을 원하던 터라 비디오를 보고도 마음의 변화가 오지 않는 모양이지만 남편은 그러한 부인에게 “낙태하는 것이 저렇게 끔찍한 것이라니…”하며 오히려 부인을 설득해서 데려간다. 이른바 생명구출작전 아니 생명과 가정을 파괴하는 ‘악’과의 전쟁이었다.

그런데 비하면 우리의 작은 자매들은 하느님이 기뻐하실 산 제물이 되어준다. 중학교 2학년인 ‘숙’이의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로 가출하고 숙이와 동생 둘을 위해 엄마는 요구르트 배달원으로 아침 일찍 나가 밤 늦게 들어오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살필 여유가 없었다. 내성적이고 얌전한 숙이가 어느날 야간자습을 하고 오다 성폭행을 당해 임신 9개월이 될 때까지 말도 못하고 혼자 고민하다 ‘배가 아프다’는 말에 엄마는 내과로 데려갔지만 의사선생님은 산부인과로 가보란다.

울며불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아이를 맡기는 어머니의 심정은 가슴 아프지만 숙이는 이곳에 들어와 얼굴이 밝아졌다. 같은 처지의 동료들 안에 끼니 마음이 편하고 안심이 되나보다. 이런 막내에게 언니들은 짖궂게 “너 별이 보여야지만 애기가 나온다”고 했다. 숙이는 정말 진통이 급히 오는 데도 별이 보이지 않으니 참다가 아기머리가 나오기 시작해서야 신음하기 시작 병원이 바로 옆이었기 망정이지 가자마자 출산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느날 한밤중에 대문의 벨이 울려 나가보니 술 취한 남자 한 분이 서있다. “오늘 아내가 이곳에 왔다가 미혼모들 이야기를 해서 참 마음이 아팠어요. 맨정신으로 올 수 없어 술을 먹고 왔는데…”하며 따끈한 통닭 두 마리를 내놓는다. 한밤중이라 자매들을 깨우지 말고 내일 줄까 하다가 그래도 따뜻할 때 먹여야지 하고 깨웠더니 한 자매가 “오늘 하루 종일 얼마나 통닭이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하며 너무 좋아한다.

이렇게 작은 기적을 보며 하루에도 수천명의 생명이 모태에서 죽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하느님께서는 이 작은 보속을 하고 있는 자매들의 희생을 참으로 고귀한 제물로 받아주실 것이라 믿는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0-05-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5

요한 14장 23절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