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한 한 소녀가 예수님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힘들어 했던 시간 빈혈이 아니라 백혈병과 골수암이라니 참으로 믿을 수 없구나. 세상천지에 목련꽃 벚꽃 개나리꽃 진달래꽃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봄날에 사람들 속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며 꽃향기와 청춘을 만끽해야 할 소녀가 오늘 병석에 말없이 누워 있구나.
짧게 깎은 머리 창백한 얼굴을 봤을 때 눈물이 핑 돌더구나. 스님도 아닌 소녀가 비구니처럼 앉아있는 모습 초롱초롱한 눈빛 살짝 웃는 미소 속에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아픔이 자리하고 있더구나. “학교에 돌아가고 싶지 친구들 많이 보고 싶지. 아빠·엄마 품이 그립지” 말했던 내 입이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니 참 밉더구나. 고개숙이고 눈시울 적시던 네 모습이 가슴 속 깊이 사무쳐온다. 기차 속에서 통화할 때 “인숙아 자주 눈물 흘리면 안돼. 약해지지 말고 강해져야 해. 웃음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말했더니 너는 “그렇게 할게요” 대답했지.
하늘 바다도 햇빛·달빛·별빛도 친구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병실에서 고통스런 항암제 치료가 계속되는구나. 지금보다 앞으로 더 힘들지도 모르는데 참 걱정이 태산이다. 오늘 너를 위해서 미사를 봉헌한다. 너의 착한 희망과 용기 아빠·엄마의 간절한 기도와 정성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 너를 돌보고 치료해 주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언니들의 수고와 봉사를 하느님께서 너그러이 받아주시리라 믿는다. 네 속에 있는 사람들과 예수님의 사랑을 잘 느끼기 바란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시리라 믿는다. 인숙아 백혈병과 골수암을 꿋꿋하게 이겨내서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자구나. 널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하마. 가수 안치환의 노래처럼 기도하며 부둥켜안고 함께 가자 우리.
“강물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달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당신(인숙) 바로 우린 참 사랑.”
고등학교 2학년 17살 예쁜 소녀 인숙이를 위한 기도와 사랑의 모금운동을 펼칩니다. 우리의 작은 사랑과 따뜻한 마음이 인숙이에게 부활의 생명을 주리라고 믿습니다.
◆다음 필자는 신지영(유스티나·성 황석두 루가 전교수녀회)수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