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타까운 건 이웃 대만의 구제역 파동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왜 그동안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거죠. 설마 우리나라에는 안오겠지 하는 안이한 사고방식이 문제였습니다.”
충남 홍성군 구항면 오봉리에서 4∼5년째 돼지 100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덕주(43·바오로·대전교구 홍성본당)씨는 “양돈 농가만 해도 자체 방역은 물론이고 농가에 들어오는 사료차량까지 철저하게 분무기로 소독했기 때문에 구제역에 걸리지 않았지만 결국은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며 “강력한 방역대책을 세우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와는 달리 현장에서의 대처가 미약해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홍성 한우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측이 차 한대 분량의 돼지 30마리를 수매해준 것도 지금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이씨는 “수매도 이틀전(18일) 군청에서 데모를 할 때 임시방편으로 나온 대책일 뿐 도대체 해결기미가 안보여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 등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씨는 “정부도 그렇고 홍성축협사료공장에서도 나름대로 방역에 신경도 많이 쓰고 고생도 많지만 이런 대처가 구제역이 발생하기 이전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며 “IMF 긴급구제금융을 받으며 고생한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사료값 독촉은 들어오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또 “수매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축시설은 물론 저장할 냉동창고도 없고 이를 쌓아놓을 시설도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측에 양축 농가들의 피부에 와닿는 축산행정을 펴줄 것을 촉구하고 동시에 국민들에게도 우리 축산물을 한 근이라도 더 사줄 것을 간절하게 호소했다.
【충남 홍성군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