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세월이 가는 줄도 모르고 살다 보니 어느새 50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사제로 살게 해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먼저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혜 가운데 단 한가지만이라도 갚으려 한다면 ‘영원’도 모자랄 것입니다.
반세기를 살아오는 동안 뜻하지 않게 마음 상해 드린 모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용서를 청합니다. 또 제가 용서해야 할 분이 있으면 지금 이 자리를 통해 다 용서하며 나쁜 일은 기억에서 지우겠습니다.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면 시원하고 섭섭하고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시원하다는 것은 더 이상 신자들에게 짐이 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고 섭섭하다는 것은 신자들을 위해 하고 싶었던 일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미안하다는 것은 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를 내시어 돌보아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미 사랑을 바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