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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문헌 기억과 화해:교회와 과거의 잘못들 주요내용]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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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성자의 희생과 성령의 선물을 통하여 성부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거룩하다. 그러나 교회는 어떤 의미에서는 죄인이기도 하다. 즉 세례성사로 다시 태어난 자녀들의 죄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선택된 이들의 공동체일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의인들과 죄인들을 모두 품에 안고 있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에서 교회는 참으로 “거룩하면서 동시에 항상 정화를 필요로 한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의 은총에 참여하는 교회의 지체들(신자들)은 끊임없이 깨어 있어야 하며 계속 정화되어야 한다. 교회의 지체들은 또 서로의 약함을 나누어진다. 성직자들을 포함하여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죄인임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죄라는 잡초는 세상 끝날까지 복음이라는 알곡과 섞여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에 의해 구원되었지만 아직도 죄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거룩함과 교회 안에서의 거룩함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의 거룩함은 아들과 성령의 사명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교회의 거룩함은 세상 끝날까지 하느님 백성의 사명이 계속되도록 보장해주며 믿는 이들이 각자 거룩함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도와준다. 그런데 각 사람의 거룩함은 항상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을 향하며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것이 바로 ‘교회 안에서의’ 거룩함이다. 이 거룩함은 만인의 선을 향한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의 거룩함은 교회의 거룩함에 부응해야 한다.
하느님 백성인 교회에서 끊임없는 쇄신과 회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상의 교회는 참으로 거룩하지만 ‘불완전’하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전체 교회는 ‘우리가 잘못한 것들을 용서해 주소서’라고 고백한다고 하였다. 즉 교회는 흠과 주름이 있지만 이 고백을 통해 주름이 펴지고 흠이 깨끗해진다고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세상에 사는 한 죄를 짓기 때문에 교회는 이 고백을 통해서 정화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성인은 말했다.

따라서 자녀들의 죄를 고백함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하느님께서는 무한히 선하시며 죄를 용서하시는 분이심을 기리는 것이다. 결국 교회는 그리스도와 한몸을 이루기에 거룩하지만 끊임없이 회개한다. 하느님과 사람 앞에서 교회는 언제나 자신이 과거와 현재의 죄많은 자녀들을 두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교회가 자녀들의 죄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내용은 ‘어머니인 교회’라는 개념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도 어머니가 된다. 과연 교회는 복음전도와 세례성사를 통해 성령으로 잉태되어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나는 자녀들을 낳아 줌으로써 그들에게 불사의 새 생명을 준다”고 선언했다. 다른 한편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이 죄로 인해 마음으로부터 교회에서 떨어져 나갈 때에도 여전히 교회의 자녀이다. 참다운 어머니인 교회는 과거와 현재의 자녀들의 죄로 인해 상처를 입지만 그들을 끊임없이 사랑하므로 자녀들이 지은 죄의 짐을 끝까지 진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거룩함과 죄는 교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거룩함은 언제나 죄보다 강하다는 것이 신앙의 확신이다. 왜냐하면 거룩함은 하느님 은총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악의 영향력은 결코 은총의 힘을 정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자신의 거룩함을 확인한다. 그러나 교회는 이 거룩함을 기뻐하면서도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한다. 그것은 교회가 죄를 범하기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로서 자녀들의 죄를 짊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교회는 “인내로운 사랑과 겸허한 온유의 지고하신 증인이신 십자가에 못박히신 주님의 모상을 온전히 반영하는 것을 저해함으로써 교회의 면모를 더럽힌 수많은 자녀들의 나약함에 대하여 깊이 사과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과는 하느님 백성의 친교를 책임지는 이들에 의해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즉 지역 교회를 대표해서 주교들은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청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전체 교회를 대표해서 이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교황이다. 그래서 교황은 ‘제삼천년기’에서 “교회는 자기 자녀들의 죄과를 더욱 철저하게 의식하여야 할 것”이라면서 “그 죄들을 보상하고 간절하게 그리스도의 용서를 청하여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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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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