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현준(안드레아)이와 6살 현모(요셉) 3살 현욱이 세 아들을 두고 있는 송문태(45·시메온) 이유순(42·안젤라)씨 부부는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가면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어 형제들이 안닮았네…. 어쩜 이렇게 달라요?”
부부는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어 그저 웃고 만다.
둘째 현모와 셋째 현욱이는 이씨가 낳지 않았다. 현모는 3년전 현욱이는 지난해 12월 한 식구가 되었다. 3년전 수원 금곡동 아파트로 이사 온 뒤 이씨가 임신한 적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도 알고 있어서 두 아이는 자연스레 공개 입양이 된 셈이다.
두 아이는 하느님이 현준이네 가정에 보내주신 귀한 ‘천사’들이다. 울음 소리 웃고 떠드는 소리 싸우는 소리…. 조용하던 집안이 시끄럽게 변해갔지만 부부는 그 속에서 활발하게 살아숨쉬는 소중한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현모는 두 돌이 조금 지나서 왔다. 말문은 더디 터졌지만 안정된 보금자리를 찾아서인지 대소변은 금세 가렸다.
그러나 보통 말썽꾸러기가 아니었다. 장난감을 변기통에 집어넣고 화를 내려는 엄마를 보고 씩 웃지를 않나 엄마·아빠 핸드폰을 깨끗이 닦아준다며 물 속에 집어넣지를 않나 형 컴퓨터를 만져 고장내지를 않나 끊임없이 말썽을 피웠다. 그만큼 호기심도 많았다.
정이 많고 속도 깊은 현모 엄마가 무거운 것을 들고 가면 알아서 얼른 문을 열어주고 아빠가 밤늦게 귀가할 때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현관문도 열어준다. 큰 아이에게서 느끼지 못한 행동들이다.
이씨는 말썽을 피우는 만큼 귀엽게 행동하는 현모에게 푹 빠져 낳은 정 못지 않은 기른 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성가정 입양원에서 현모를 처음 보는 순간 당황했어요. 아무 조건을 따지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말 정이 안갔어요. ‘나도 태어날 때 작고 못났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을 굳히게 됐죠.”
사실 이씨는 혼자 놀기 좋아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현준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현준이 동생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둘째 아이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어느날 주보에서 아기를 입양할 양부모를 찾는다는 내용을 보았다. 남편의 유학길에 동행 미국에서 살 때 입양가정을 본 영향인지 입양에 대해 별거부감이 없었던 이씨는 남편에게 입양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남편은 달랐다. 남의 아이를 데려다 키울 수는 없다고 완강히 버텼다. 현준이를 위해서도 둘째가 필요하다며 이씨는 남편을 설득 결국 동의를 얻어냈다. 남편은 신체검사에서 건강에 이상이 나타나자 6개월 이상 술을 먹지 않을 만큼 열성을 보였다.
막상 둘째가 생기자 과연 내 피붙이와 똑같이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나 말썽을 부리면서도 정이 있고 또래 아이들보다 안정되어 가는 현모 현모 때문에 귀찮으니 보내라며 한동안 투정을 부리더니 동생을 챙기고 참을 줄 아는 아이로 바뀌어 가는 현준이를 보면서 이씨는 낳은 정과 기른 정이 마찬가지임을 체득해 갔다. 집안에 웃음도 많아졌다.
아이는 하나보다는 역시 둘이 있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도 가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부부는 생각을 했다. 욕심이 더 생겨 현모 동생도 있었으면 싶었다. 셋째 현욱이가 오자 부부는 한동안 밤잠을 설쳤다. 밤에 잠을 안자고 칭얼대는 현욱이 그것을 보고 잘 자던 현모도 덩달아 칭얼댔기 때문이다.
낮에 아이들 과외지도를 하고 있는 이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현모는 오후에 막내 현욱이는 하루종일 이웃에 맡기고 한번씩 보러갔다가 저녁에 데려온다. 두 아이 보육비로 60만원이 나가지만 자신도 벌고 있어서 별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집에서 씨름한다면 아마 두 명을 입양하기는 어려웠으리라는 게 이씨의 솔직한 심정이다.
세 아이가 신앙 안에서 정직하고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인 부부는 특히 둘째 셋째가 커가면서 입양사실에 대해 갈등하거나 사춘기를 겪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등이 걱정돼 얼마전 발족한 입양인부모모임에 나가 배우고 있다. 【이연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