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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부활신앙과 가톨릭 전통 내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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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기의 첫 부활 대축일을 맞아 우리 신앙인들의 부활 신앙 및 내세관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지난 95년 우리신학연구소가 조사한 ‘한국 천주교 여성신자 실태 및 의식조사’에 따르면 74.4가 예수 부활에 대해 ‘절대적 믿음’을 지니고 있는 반면 나머지 25.6는 ‘의심’(17.4)을 품거나 ‘불신’(8.2)하고 있어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61만이 예수 부활에 대해 절대적 믿음을 고백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의 전통 내세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천당이나 지옥 연옥의 존재에 대한 믿음에 관해 응답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55.7가 강한 믿음을 보인 반면 나머지는 ‘약한 믿음’(30.7)과 ‘불신’(13.6)을 드러냈다.
이 조사 결과는 가톨릭 신앙의 핵심인 부활 신앙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또 가톨릭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기초적 믿음들이 흔들리고 있으며 그 정도가 젊은층으로 내려갈수록 심각한 상황임을 말해준다.

신학자들은 부활 신앙이 약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일차적으로 “사목자들이 교리를 너무 추상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우리 민족의 심성 안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기복적 내세관과 ‘신앙 따로 생활 따로’라는 이분법적 태도가 가톨릭 신앙의 전통적 믿음들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활 신앙과 가톨릭 교회의 전통 내세관이 약화될 경우 신자들은 냉담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예수의 부활 신앙과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리라는 기대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부활 신앙
부활 신앙은 예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했으며 그로 인해 모든 인간이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예수 부활 신앙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실제로 만난 제자들의 증언에 의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건이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선포도 실상 헛된 것이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된 것입니다”(Ⅰ고린 15 14).
그러므로 부활 신앙은 억지로 믿어야 할 신비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고 앞으로도 우리 자신이 경험할 현실이다. 바로 우리에게 닥칠 부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예수의 부활은 현실적이고 현대적 의미를 지닌다.

교회는 성체성사 안에서 예수의 부활은 매일 그리고 끊임없이 실현되고 있으며 신앙인들은 이 성사를 통하여 예수의 부활 신비에 동참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하는 생활은 바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세례성사를 받을 때 서약한 대로 죄를 끊고 사도신경의 고백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활의 기쁨을 경험하기 위해선 커다란 절제와 강한 신앙심이 요구된다”고 신학자들은 말한다.
“예수는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또 하느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로마 10 9).

▲가톨릭 내세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7월 “천국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구름 위에 있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일치하는 인격적 관계이며 현세에서도 성찬례와 자선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하느님의 사랑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면서 살아온 사람은 죽는 순간에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체험하는데 이것이 ‘천국’이라는 것이다. 반면 지옥은 사랑이신 하느님과 이웃을 거부한 인간이 절망과 악의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흔히 지옥의 형벌이 무서운 불바다로 묘사되는 것은 하느님을 거부한 인간이 겪는 고통의 상태가 그만큼 극심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사심판’과 ‘공심판’에 대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같이 법정에서 재판관인 하느님으로부터 판결을 받는 형태가 아니라 하느님과 대면하면서 자기 스스로 하느님께로 나아가기 부당한 자임을 선고하는 고백의 형태라고 설명한다.
즉 ‘천당’과 ‘지옥’의 판결 당사자는 심판관으로서의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이신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고백하는 당사자 ‘자신’ 또는 ‘개별 인간’이라고 신학자들은 말한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과연 인간을 지옥에 떨어뜨릴 수 있겠는가. 지옥의 고통은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선택해 자초한 결과다.”
신학자들의 이같은 견해에 따르면 천국과 지옥은 ‘부활’ 현실과 마찬가지로 이미 현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이미 시작됐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활 신앙의 공식이 가톨릭 내세관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교회의 가르침대로 신자들이 지금 자신의 삶 속에서 ‘부활’을 체험하고 ‘천국’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해답은 “예수를 닮는 것”뿐이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행복선언’대로 살아가는 길 뿐이다.
한국 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심상태 신부는 “죽음 이후 인간의 상태 내지 처지는 현세에서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교회의 가르침 이외의 다른 운명적인 요소 즉 점이나 사주 같은 것에 의지하려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람직한 처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심 신부는 또 “죽음 이후의 삶이 종결되지 않고 이어진다는 막연한 내세관을 갖고 살기보다는 충실한 삶을 통해 예수의 부활에 동참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이 바로 부활에 동참하는 삶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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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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