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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빛을 기다리는 사람들 의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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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세요.” “지금까지 저지른 죄 때문에 이런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빛을 보게 된다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한국 가톨릭병원협회가 평화방송·평화신문 한빛은행과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무료 개안수술 사업에 부활을 앞두고 ‘새 빛을 찾기 위한’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초부터 가톨릭병원협회 산하 22개 병원과 전국 각 성당 사무실 한빛은행 지점 등지에서 무료 개안수술 신청서를 접수하기 시작하자 그동안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던 백내장 녹내장 등 안과 질병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 이들의 ‘새 빛’에 대한 기원은 거의 ‘매달림’에 가깝다.
서울 방화동에 사는 김혜숙(51)씨의 모습에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예수에게 매달리던 병자들이 연상된다.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어릴 때 왼쪽 눈을 실명한 김씨는 최근 오른쪽 눈도 백내장을 앓아 완전 실명 위기에 놓였다. 월 3만원의 사글셋방에서 사는 김씨는 98년 남편과 사별한 이후 딸과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들도 모두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다.

국가에서 매월 지원하는 생활보호대상금 25만원이 수입의 전부인 김씨는 인근 방화동본당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의 봉사와 도움으로 그나마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지금 병이 어느 정도인가를 묻는 질문에 “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말만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녹내장으로 실명 위기에 놓인 고승환(34)씨도 절박한 사연의 주인공. 청각 장애에다 말을 못하는 고씨는 실명하게 될 경우 3중 장애를 안고 살게 된다. 직업이 없는 고씨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함께 겪고 있어 주위의 도움이 절실한 형편이다. 이웃들은 그런 그를 두고 “마음 착한 사람이 세상 모든 고통을 다 짊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씨는 수화 통역을 통해 “이제 눈까지 잃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며 “아직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만약 시력을 되찾는다면 부활의 기쁨이 따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연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백내장으로 실명 위기에 놓인 지체장애인 이애경(30·충남 당진)씨는 극심한 생활고 때문에 치료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으며 한순여(45·서울)씨도 생활보호 대상자로 치료시기를 놓쳐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녹내장을 앓는 김상현(50·전북 익산)씨는 가족 없이 혼자서 환경 미화원일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으며 백내장을 앓고 있는 이주원(80·전북 전주)씨는 지난 20년 동안 공공근로 등을 통해 홀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새 빛을 기다리는 사람들. 세상을 보게 해달라는 이들의 절규는 부활을 맞는 신앙인들이 기다리는 새로운 생명에 대한 갈망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무료개안 수술을 원하는 사람은 가톨릭병원협회 산하 22개 병원과 전국 각 성당 사무실 한빛은행 지점 등지에서 배부하고 있는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되고 의료보험이 없는 비보험자도 가능하다. 병원협회는 오는 5월말까지 신청자를 접수한 후 1200여명에게 빛을 찾아줄 계획이며 수술 가능 여부는 5월말까지 개별 통지된다.
현재 국내에는 7만500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의:한국 가톨릭병원협회 (02)590―1334.【우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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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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