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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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교단 대희년 특별진단-경갑룡주교(대전교구장·주교회의 복음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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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마태 28 19―20).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서의 당신 사명을 완수하시기 전 당신 사도들과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겨 주신 말씀이다. 이것은 세상에서의 당신 구속사업을 완결하시면서 마지막으로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부과하시고 요청하신 과업이며 요제(要題)다. 복음화 3세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주님의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 인간 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과 누룩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한국 사회 안에서 가톨릭 교회의 선교 현실은 어떠하며 그 역할은 무엇인가? 나날이 서구화되어 가는 오늘의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가 실천하도록 요청되는 구체적 선교 방법과 선교 전략은 무엇인가? 이상과 같은 점들을 숙고해 볼 때 오늘 이 시점에서(hic et nunc) 한국교회에 요청되는 선교 과제는 무엇인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희년이면서 새로운 천년대인 그리스도 강생 2000년도를 맞이하면서 성령이 요구하시는 교회 선교의 방향에 대해서 숙고하고 시대의 징표(signum tem
oris)를 탐구하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사안이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선교 현실 오늘날의 한국 천주교회는 외적으로 많이 발전하고 비대해졌으나 내실에 있어서 내적 성장이 동반되지 못하고 있음이 크게 지적되고 비판받는 실정이다. 80년대 이후 증가된 신입 영세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의 성사에 대한 이해 부족과 주일미사 등 교회 생활을 등한히 하는 사람들의 계속적 증가 물질주의·이기주의에 사로잡힌 가운데 세상에 대한 시대적 징표 및 증거 행위의 무력증 신자 수에 비해 너무 부족한 사목자들 또 그들의 과중한 업무 등으로 목자적 보살핌과 봉사자적 섬김 대신에 행정가 또는 관리자로 전락되어 가는 현실 특히 고해성사를 보지 않는 신자들의 증가 교회 규모의 대형화로 인한 익명화 교회내 소외 계층의 증가 신앙의 미성숙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얕은 사상으로 점철된 신심의 부족 합리주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려는 신앙 생활상 쉬는 신자 및 행불자의 증가 그 외 많은 신자들의 신흥종교 유입 신앙과 생활의 괴리로 인한 이중적 생활 등은 선교에 있어서 하나의 큰 도전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교세 성장 자체가 본당의 비대화와 교회의 내적 공동화를 초래하여 복음정신에 입각한 사귐과 섬김의 공동체 모습에서 오히려 멀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을 부인할 수 없다.
현대인은 신(神)이 없다고 부정하기보다 신이란 우리의 삶과 관계없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들은 일상생활 안에서 종교적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이러한 습성은 개인들의 일상생활 안에서 종교적 범주가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인의 특징은 종교적 생활에서도 체험과 느낌을 중요시한다. 어떤 궁극적 실재를 체험하기 전에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현대인은 물질세계관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의 자리가 더욱 협소해져 물질계가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서만 신은 겨우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인은 신이 사라져버린 세계 안에서 자기 중심적 폐쇄주의 여기서 기인되는 여러 가지 불안 내면에서 초월적 가치를 상실하는 데서 오는 생(生)의 무기력과 무의미성 그리고 이에 따른 혼란과 방황을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 “인간성과 휴머니즘을 부르짖으면서 신은 죽었다고 외쳤던 현대인은 신이 죽기 전에 자신이 먼저 죽는 것을 목격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었다”(길희성 포스트모던 사회와 열린 종교 82면).

현대 자본주의 문화가 퍼뜨리는 또 다른 유물주의(唯物主義)의 공격 앞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전통적인 윤리도덕적 종교적 가치나 세계관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가는 현실을 목격한다. 여기서 관건이 되는 것은 현대화 총체가 신을 철저하게 배척하고 도외시하는 토양에서 기인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현대를 살아가는 교회가 인류사회를 위해서 극복해야 하는 도전인 것이다.
한국교회가 나아갈 선교방향 과거 우리는 개인 차원의 구원관은 강조하였지만 공동체적 구원관은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현대 신학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개인주의적 구원관을 이기적인 것 엄밀한 의미에서 복음정신에 어긋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개인주의 이기주의적 구원관을 초월하여 공동체적 구원의 차원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개인주의적 구원관은 선교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 중의 하나다.
오늘날 사회구조는 다원화되고 분업화되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었다. ‘나’보다 ‘우리’라는 의식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개인주의적 구원관은 편협하고 폐쇄적인 구원관임은 말할 나위 없다. 현대적 구원관은 ‘공동체적 구원’이며 개인주의적 구원관은 선교에 큰 방해가 되는 것이다. 또 한국의 현대 사회는 교회도 예외없이 필연적으로 도시화를 초래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붐비면서 살고 있으나 각자의 마음은 극도로 폐쇄되어서 ‘고독한 군중’이라는 역설적 단어를 실감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어느 사회학자는 현대사회를 분석하여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이혼율과 낙태률이 높아가고 인명이 경시되는 사회현상 안에서 오늘 우리는 이웃과 사회 나라와 세계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구원만을 고집하며 폐쇄적 신앙에 안주하고 있지 않은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현대의 교회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은 참으로 사랑이신 주님을 자신의 중심으로 모시고 이웃을 위해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복음의 빛을 선사하는 등불이 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요청받고 있다 하겠다.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과 그 백성이 신비롭게 일치하는 친교의 공동체이며 동시에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복음을 선포해야 할 선교의 공동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회가 자기 만족과 소극적 사고방식으로 교회의 존재이유(raison d’etre)이며 핵심적 활동인 선교의 사명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는가 하는 신중한 반성이 요청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신자증가율은 70∼80년대에 적지 않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82년도에 9.60를 최고점으로 그 후로는 단 한차례도 역전되지 못한 채 계속 하락하여 지난 97년도에는 3.18 98년도에는 3까지 낮아졌다.

그동안 교회의 선교활동은 체계적인 전략보다는 신자들의 표양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간접적 방법을 선호했다. 선교활동이 소극적인 이유는 한마디로 ‘선교활동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의지는 있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연관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굳건한 선교의식을 촉진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선교의식은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identitas)에 대한 확고한 자각과 사명 의식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 삶 속에서 증명되고 새로이 창조되어야 할 역동적이며 실천적인 요소이다. 유럽에서 신앙 고백을 하고 종교생활과 종교활동을 하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원인도 같은 맥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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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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