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의 미래 방향 모색을 위한 설문조사’는 수도회의 쇄신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처음 실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평화신문은 남자수도회의 쇄신과 도약을 위해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를 4회에 걸쳐 심층 분석하면서 각계 전문가의 조언을 싣는다.
편집자
▲미래 수도자 성소의 전망 〓이번 조사결과는 한국 남자수도회가 고유의 카리스마와 영성을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게 하는 대목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남자수도회의 미래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수도자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수도회의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보게 해준다.
앞으로 남자 수도성소자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응답자의 43는 수도자 성소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 감소를 예상한 39 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도생활의 미래에 커다란 희망을 느낀다고 대답한 수도자가 절반 가까운 47에 달했다.
▲수도생활에 대한 만족도 〓남자수도회의 미래와 전망을 포함해 총9가지 분야에서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76가 사도직보다는 기도생활이 우선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기도 및 영성생활에 만족하는 수도자는 36에 그쳐 대부분의 수도자들이 영성적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를 위한 배려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자로서 현재의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는 68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또 59가 자신의 소명과 수도회의 정신과 일치한다고 응답 소속 수도회의 사명실현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도직에 대한 만족도가 73로 집계된 것과는 달리 적성과 수행능력에 대한 만족도는 61와 57에 불과해 사도직 배정시 개인의 적성과 수행능력을 좀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자의 공동생활 〓응답자의 80는 개인보다 공동생활이 수도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응답했으며 공동생활의 장애요소로는 개인주의적 성향(26) 상호신뢰부족(20) 소속감과 책임감 결여(13) 등을 꼽았다. 특히 응답자 대부분(95)이 동료나 선·후배간에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이를 혼자 해결하는(22) 수도자가 많아 이에 대한 수도회 장상들의 관심과 대화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도자간에 서로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지 못하면 수도생활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자 양성문제와 관련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도자 양성과정이 현대 사목의 실제적 요구에 부응한다고 응답한 수도자는 불과 39에 머물렀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신학 치중과 인문·사회과학의 부족(31) 교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신학과 새로운 학문 내용의 부족(23) 등을 꼽았다. 수도성소 개발의 어려움으로는 교구 중심의 성소사목과 교구의 비협조(48.7) 수도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부족(15.8) 프로그램과 적극성 부족(10.5) 등이 지적됐다.
또 남자수도자들은 수도자가 미래 수도생활에서 가장 우선시해야할 사도직 활동분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봉사(80)와 창설자 영성의 실현(79) 관상적 활동에 참여(51.9) 등을 꼽았다.
▲주교들이 바라보는 수도자 성소 〓장상연합회는 이번 조사에서 9명의 주교들과 가진 인터뷰를 기초로 ‘주교 면접조사 결과 보고서’를 함께 발표했다.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주교들은 남자수도회가 한국교회 특히 사회복지·교육·선교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성소의 식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주교들은 또 남자수도회의 발전을 위해 각 수도회마다 카리스마에 따라 고유한 사도직에 충실한 영역을 개척하고 한국적 영성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남정률·이주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