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에도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회내에 잘 알려진 큰 수도회에는 성소자가 끊이지 않는 반면 설립역사가 짧거나 본당 사도직을 나가지 않아 신자와의 접촉 기회가 뜸한 수도회들은 성소자를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지 30여년이 되는 스승 예수의 제자수녀회도 예외는 아니다. 수녀들이 본당 사도직을 나가지 않다 보니 젊은이들에게 수도회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별로 없다. 주보를 통해 성소모임을 알리는 것이 성소 홍보의 전부. 현재 성소모임에 나오는 10여명도 입소문이나 수녀들의 인맥을 통해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당으로 홍보를 몇 차례 나가보았지만 본당 주임신부와 수녀들의 협조를 얻는 것이 너무 힘들어 지금은 포기한 상태다.
이런 사정 때문에 본당 사도직 활동을 하는 큰 여자수도회의 경우 성소모임 참석자가 30∼40명선을 유지하지만 규모가 작거나 본당 사도직을 하지 않는 수도회는 10명 안팎이다.
남자수도회의 사정은 더욱 심각한 상태. 수도성소를 느끼는 젊은이가 자신의 성소에 대해 상담을 할 수 있는 상대는 우선 본당의 신부들이다. 하지만 일부 본당신부들은 “왜 수도회를 가려고 하느냐. 교구 신학교에 가서 교구 사제가 되는 게 훨씬 낫다”며 교구 사제쪽으로 방향을 유도하곤 한다.
일반신자들과 접촉할 기회가 여자수도회보다 더 적은 남자수도회들은 “성소자 모집은 다음 문제이고 우선 본당 공동체에 들어가 신자들을 만날 기회라도 많았으면 좋겠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는 교구 중심의 교회조직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호소이기도 하다.
꼰솔라따 선교수도회의 성소담당 남 요한바오로 신부는 “본당에서 성소에 뜻을 둔 젊은이가 자신의 성소를 정확히 식별하도록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해주길 바란다”며 일선 본당 사제들의 협조를 요청했다.【조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