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가 14일 일치주간을 앞두고 마련한 ‘2000년 평화와 일치를 위한 지역 종교인 만찬’은 새천년 새 시대를 맞아 각 종교인들이 손을 맞잡고 화해와 일치를 향한 발판과 토대를 마련한 자리였다.
불교·유교대표도 참석 성황
○…만찬 행사는 오후 6시30분 알리앙스 연회장에 미리 도착해 있던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가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등 대구지역 종교계 인사들과 악수를 나누며 시작. 자연스레 몇 마디 주고받는 인사가 이어지면서 이 대주교 주위에 개신교 대표 진희성(대구 남산교회 담임)목사 정현(전 죽림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각 종교계 인사들이 모였다. 이때 이 대주교가 진 목사에게 먼저 “어릴 때 남산교회 옆에 살았고 또 공부도 그 곳에서 했다”고 말문을 열자 진 목사는 “저희 교회가 관덕정 순교기념관 옆에 있어 관덕정을 자주 찾는다”며 화답.
○…식전 행사로 20여분간 인사와 담소를 나눈 각 종교계 인사들은 만찬을 위해 연회장으로 입장. 이 대주교는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인사말을 통해 “(대희년을 맞아) 기쁘게 살고 희망 가운데 살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서로 아끼고 돕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고 신앙이 우리에게 이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종교간 화합과 일치를 강조. 참석자 모두는 동의의 표시로 박수로 화답하며 고개를 끄떡.
진희성 목사의 식사전 기도로 만찬을 시작한 후 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마정웅 회장이 “대구지역 종교인들의 평화와 일치를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하자 행사장 분위기가 사뭇 고조. 참석자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고 화기애애한 가운데 40여분간 음식을 함께 나누며 담소.
진리는 하나·인류는 한가족
○…만찬이 끝날 무렵 불교대표 정현 스님이 앞으로 나와 “각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밝은 새천년을 만드는 새로운 계기가 된다”며 이를 계기로 종교간 일치와 대화에 박차를 가하자고 답사를 하자 원불교 대표 김상호(원불교 대구교구청 사무국장)교무도 “오늘 우리는 진리는 하나이고 인류는 한가족임을 절실하게 깨닫는다”며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손잡고 떨쳐 일어나자고 강조. 또 유림대표로 나온 정원용 전의는 “종교간 평화증진과 화해를 위한 이런 모임을 마련하는 것은 타 종단에서는 일찍이 보지 못한 일”이라며 새 천년에는 어두웠던 불일치의 역사를 청산하자고 말하자 모두 뜨거운 박수로 응답.
만찬이 끝나자 이 대주교는 대구지역 종교간 대화와 일치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대구종교인평화회의(TCRP·대표 원유술 신부)의 각 종교 관계자들을 격려한 후 지역사회의 화합과 평화증진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손을 맞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공식 행사를 마무리.
스님 위해 한식 따로 준비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좌석 배치. 행사를 주최한 대구대교구는 초청된 각 종교계 인사들을 성직자·평신도·문화예술계·언론계·법조계·사회복지계·의료계 등으로 자리를 나눠 각 분야에서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일치점을 모색할 수 있도록 배려. 또 식사가 시작되자 육식을 하지 않는 스님들을 위해서는 따로 한식을 준비하는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이기도 한 진희성 목사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배타적인 대구의 정서와 달리 앞장서 각 종교인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 이 대주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다음에는 기독교 연합 차원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일치를 위한 대화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다짐.
또 TCRP 대표 원유술 신부도 “종교간 대화와 일치를 위해서는 우선 이런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돼 서로 거리낌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끈기와 인내를 갖고 대구지역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대 사회적 활동방향도 모색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대구 〓박주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