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일한 일상의 기록같은 처리 ‘옥에 티’
올해의 작품 수준도 예년의 그 선을 넘지 못하는 것 같다. 해가 거듭될수록
응모하는 숫자는 늘어나지만 뛰어난 작품을 만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
는다. 단단한 구성과 섬세한 문장에서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작품이 없다
는 것이다.
본심에 오른 12편 중 4편을 최종심에 올려놓고 논의를 하였다. 유영미의
‘그대 안의 신’ 권지현의 ‘따뜻한 자리’ 변혁수의 ‘흰구름’ 안도훈의
‘푸른 깃발’ 이렇게 4편이었다. 이 작품들 가운데에서 숙의한 결과 ‘흰구
름’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그대 안의 신’은 요양원에서 요양을 하며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과 정감
을 나누는 환자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잔잔한 문장과 자연을 배경으로 여인
의 내면세계를 잘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짜임새가 산만하여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따뜻한 자리’는 어느 유아원 앞에 정신 이상자가 나타나 골목이 시끄
러워진다. ‘나’는 그 청년의 무연한 눈길을 보며 치매로 집을 나간 어머니를
떠올린다. 구성도 괜찮고 안정된 문장이기는 하나 문장 곳곳에 군더더기가 엿
보인다. 그리고 결말 처리에 힘이 빠지고 있다. ‘푸른 깃발’은 저능아가 사고
로 죽은 뒤 그 죽음에 대한 책임감과 자책감에 빠져 있는 교사의 갈등을 그리
고 있다. 이런 작품일수록 짜임새있는 구성과 기복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당선작 ‘흰구름’은 잔잔하면서도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문장에 호감이 간
다. 암 수술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는 어머니와 딸의 일상을 정감 어린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베란다에 모이를 놓고 새를 기다리는 그 막연한 기다림이라든지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많더라”고 하는 어머니의 삶에 대한 따뜻한 의식세계
를 섬세한 눈길로 그린 것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구성상에 있어서 평면적이고 안일한 일상의 기록같은 처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이 정도라면 앞으로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당선을 축하하며 꾸준히 정진하여 큰 작가로 성장하시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홍 성 유 안 장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