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본동본당(주임 양형석 신부) 제7구역 3반 소공동체는 생동감이 넘
쳐 흐른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맞벌이 부부 가정이 많은데도 여덟가구 주부
들이 소공동체 반모임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 친교와 나눔을 잘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희년 새해를 맞은 3반 반원들은 매주 반모임을 하자는 욕심을 낸다. 그동
안 반원들은 5주가 있는 달은 세번 4주가 있는 달은 두번씩 반모임을 가졌다.
젊은 주부들이 아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해서 또 IMF로 직장을 갖는 주부가
늘어 매주 하던 반모임을 2년전부터 이렇게 줄였다. 이제 다시 원상회복시키자
는 대세에 젊은 주부들이 밀리는 듯하다.
반모임을 하는 날은 화요일 오후 3시다. 주 5일 근무하는 직장에 다니는 반
장 한정애(43·스테파니아)씨는 쉬는 날을 아예 화요일로 정했다. 직장에 나가
는 다른 주부들도 반모임날에는 오전 근무만 한다. 또 남편과 같이 자영업을 하
는 주부들은 반모임을 위해 화요일 오후에는 다른 일들을 미룬다.
자기 집에서 반모임을 하려면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이들에게
는 없다. 서로 자기 집에서 반모임을 하겠다고 나선다. 10여년 가까이 반모임을
하다보니 속내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숙해져서 굳이 격식을 갖출 필요가 없다.
이들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반모임에 부담을 갖고 있었으나 본당 교육관 건
립기금 마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를 해소했다. 반원들의 정성을 모아 이를
교육관 건립기금으로 봉헌하기로 하고 반모임 때 물이나 음료수 한잔 외에는
간식 준비를 일체 없앴다. 그 대신 비밀 헌금에 ‘정성’을 보태 반 차원에서
가장 먼저 교육관 건립 봉헌금을 냈다. 이를 계기로 반모임 때 음식 마련 부담
이 사라졌다.
반원들은 십시일반 모은 것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돌보고 환경보
전에도 관심을 가져 집안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고 애쓴다. 전기제품을 사용
하지 않을 때에는 전기코드까지 뽑아야 에너지를 더 절약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각 가정에서 실천에 나섰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반원들은 반모임에서 가정의 애환도 자연스럽게 털어놓는다. 친척의 빚보증
을 섰다가 살던 집까지 내놓아야 했던 사연 암으로 투병중인 친정 어머니를 간
호하다 친정 아버지마저 쓰러진 일 군에서 구타당해 정신 이상이 된 아들 때문
에 상심하고 있는 옆반 자매의 이야기 등….
남들보다 마음 고생이 큰 이들을 염려하고 기도해주면서 슬픔은 나누면 반
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체험한 반원들은 새해에는 고통을 겪고 있는 가정들이
잘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3반에는 쉬는 신자와 혼자 사는 신자를 포함해 12가구가 산다. 새해에는 쉬
는 신자가 없어야 하고 새 신자도 더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원들은 이를
위해 더 열심히 뛸 것을 다짐한다. 【이연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