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도 하느님 보시기에는 우리와 똑같이 소중한 자녀입니다. 새천년에
는 이들이 보통 사람들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
다.”
무의탁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사랑손’의 이정례(57·율리아나)
원장과 교사들의 새천년 새해 소망은 이처럼 한결같다.
서울 동작구 사당고개 마루턱에 위치한 사랑손은 이름 그대로 어머니의 따
스한 손길이 늘 함께하는 사랑의 가정공동체. 세월의 흐름을 잊은 채 살고 있는
사랑손 가족들에게도 새천년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상도여중 2학년에 재학중인 유재현(21·아가타)양은 사랑손에서 유일한 학
생. 사랑손 가족 중 비교적 높은 지능을 지닌 유양의 새해 소원은 최근 허리수
술을 받고 요양중인 엄마(이 원장)의 병이 빨리 낫는 것이다. 지난 92년 갖은
노력 끝에 겨우 초등학교 입학허가를 받았던 유양은 이제 어엿한 중학생이 되
었다. 한참 동생뻘 되는 친구들의 학업진도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유양
은 학교 다니는게 무엇보다 재미있단다. 하지만 유양처럼 일반학교에 다니는 것
은 매우 드문 경우다. 좀더 많은 장애인들을 일반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문턱은 높기만 한 현실이라고 이곳 교사들은 말한다.
높아야 5 6세의 정신연령에다 자기표현이 거의 불가능하고 누군가 반드시
돌봐주어야 하는 이들에게 주일은 즐거운 외출날. 근처 사당5동 성당에 가서 미
사참례도 하고 주일학교 고등부 교리반에서 학생들과 함께 교리를 배운다. 아
침·저녁기도와 성서읽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들 일과 중의 하나. 강태희(27·
미카엘라)양에게 묵주반지는 가장 큰 보물이다. 얼마전에는 한마음 송년잔치에
나가 그동안 연습한 수화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노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의 교사들은 아직도 버스를 타면 뚫어지게 쳐다보며 멸시하는
듯한 주위의 시선이 안타깝기만 하다. 재활교사 김잔디씨는 이럴 때마다 “알고
보면 이들처럼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도 없답니다”라고 외치고 싶다. 이 원장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새해에는 일반인들과 어울릴 기회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성당의 반모임에도 참석케하고 이곳에서도 모임을 가지려고 합니다. 또 신
자가정에 가서 하루쯤 머무르면서 그들의 생활을 접하게 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경험이야말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입니다.”
이 원장과 교사들은 새천년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없는 세상 지금보다는
나은 여건에서 떳떳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주 작은 일에도 즐거워하며 미움을 모르고 사는 사랑손 식구들. 이들이 사
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우리 모두
의 대희년 과제로 남는다.【남정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