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강생 2000년을 경축하는 대희년의 새 날 새 아침이 열렸다. 주님의 천사가 베들레헴 양치기들에게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알렸듯이 우리는 변화된 새 삶으로 이 세상에 희년의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한다.
그러나 회개와 용서를 통하지 않고는 새날 새 삶의 은총을 얻어 누릴 수 없다.
“희년은 죄와 그에 따르는 벌을 사해 주는 용서의 해 대립된 집단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지는 해 다양한 회개와 성사적 성사 외적 참회의 해입니다.”(교황 교서 ‘제삼천년기’ 제14항)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모든 교회가 그동안 희년을 준비하면서 회개의 삶을 살아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뉘우친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 새로운 화해의 계약을 맺어야 할 때다. 교회는 이를 위해 고해성사와 희년 대사를 베푸는 등 신자들이 희년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의 사목적 배려를 하고 있다.
교회는 특히 신자들이 잠벌(暫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희년 대사(大赦)를 베풀고 있다. 교황청 내사원은 지난해 11월 교황의 대희년 선포칙서 ‘강생의 신비’에 덧붙여 발표한 교령 ‘희년 대사를 얻기 위한 조건’을 통해 2000년 대희년 한해 동안 신자들이 희년 대사를 얻을 수 있는 조건들을 제시했다. 이 교령에 따르면 희년 대사를 받기 위해서는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를 하며 교황의 지향대로 기도나 선행을 해야 한다.
▲고해성사 〓통상적으로 완전하게 고해성사를 보고 보속을 이행한 신자는 다시 고해성사를 보지 않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또는 매일이라도 희년 대사를 받을 수 있다. 말하자면 희년 대사를 받기 원하는 바로 그날에 고해성사를 보지 않고 하루 전에 고해성사를 보았더라도 다른 두 가지 요건 즉 미사에 참례해 영성체하는 일과 교황의 지향에 따라 기도와 선행을 하는 일을 이행하면 희년 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개와 마음의 정화를 위해 고해성사의 은총을 자주 받는 것이 좋다고 교령은 권고한다.
▲미사 참례와 영성체 〓대사를 얻고자 하는 날에 반드시 미사 참례와 영성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어디에서 하든지 상관없다.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 〓고해성사를 본 신자는 희년 대사를 받기를 원하는 날에 영성체를 하고 아래에 제시된 내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실천함으로써 대사를 얻을 수 있다.
1) 로마의 총대주교좌 대성전 곧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라테라노의 지극히 거룩한 구세주 대성전 성모 대성전 성바오로 대성전 가운데 한곳을 경건한 마음으로 순례하고 그곳에서 미사 아침기도나 저녁기도와 같은 전례 예식 또는 십자가의 길 묵주의 기도 등에 참여한다. 더 나아가 개인이나 단체로 4개의 총대주교좌 대성전 가운데 한곳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얼마 동안 성체조배와 묵상을 하고 ‘주님의 기도’와 공인된 형식의 신앙 고백 그리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로 순례를 마친다.
2) 성지에서는 같은 조건으로 예루살렘의 성묘 대성전 베들레헴의 예수성탄 대성전 나자렛의 탄생예고 대성전 등을 순례할 수 있다.
3) 지역 교회에서는 주교좌 성당 또는 직권자가 지정한 성당이나 장소들을 순례하거나 로마에서처럼 전례 거행이나 다른 신심 활동에 참여한다. 또 개인이나 단체로 교구 직권자가 지정한 주교좌 성당이나 순례지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얼마 동안 묵상한 후 ‘주님의 기도’ 공인된 형식의 신앙고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로 마친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의 전국 15개 교구 교구장들은 대사를 받을 수 있는 성당과 성지 등을 지정해 신자들의 순례와 기도를 독려하고 있다.(표 참조)
아울러 이 교령은 봉쇄생활을 하는 수도자 병자 여러 가지 이유에서 집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지정된 성당을 방문하는 대신 가까운 경당을 방문해도 대사를 얻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것조차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규정된 행위를 정상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과 영신적으로 일치하고 자신들의 기도와 고통 시련을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대사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자선행위도 대사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교령은 병자 죄수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 등 어려움에 처한 형제 자매들을 방문하여 그들 안에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찾고(마태 25 34―36 참조) 기도와 성사에 대한 일반 조건을 이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신자들이 희년 동안 이런 방문을 여러 번 되풀이할 때마다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단 전대사는 하루에 한번만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모든 신자는 희년의 핵심인 참회의 정신을 드러내는 구체적이고 너그러운 행위를 함으로써 희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하루 동안 흡연 음주 등 불필요한 소비를 삼가고 규정에 따라 금식이나 금육을 하며 가난한 이들에게 적절한 액수의 돈을 희사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버려진 어린이들 문제 청소년들 가난한 노인들 외국인 근로자들을 돕거나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개인 시간 할애 등의 희생이 여기에 포함된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