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이 아름다움임을 깨달은 성자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며 자기 것만 챙기기도 급급한 요즘 세상이다. 그래서 거리를 지나다 도움을 청하는 행려자를 만나도 선뜻 동전 하나 건넬 줄 모른다. 또 가진 자들은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안달이다. 마치 ‘소유’하는 것만이 이 세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최상의 방편인 것처럼.
그러나 성 베드로병원 윤강준 원장에게서는 ‘소유’라는 집착을 찾아보기 힘들다. 신경외과 내과 정형외과 등을 갖춘 준 종합병원 수준의 원장 정도면 중형차를 타고 편안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윤 원장은 아직도 소형차를 타고 다닌다.
또 그는 도와주는 즉시 그 대상을 잊어버리는 천혜의 망각증(?)과 자신의 선행을 철저하게 감추는 치밀함을 지녔다. 복지단체에 성금을 내고 생색내는 의원님들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그래서 윤 원장은 기자의 거듭된 취재 요청에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결국 ‘당신의 체험을 나눠주면 독자들 중 단 한명이라도 본받아 세상이 아름답게 변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윤 원장은 마지못해 취재를 승낙하면서도 “더 나누고 살라는 하느님의 뜻으로 알아듣겠다”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이 시대의 의인 산타클로스 ‘윤 가이버’에게 박수를 보낸다.
【박주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