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1년
조선천주교회가 1831년 9월9일 조선 대리감목구(代理監牧區·대목구)로 공식 설정됐다.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이날 소칙서를 통해 조선천주교회를 중국 북경교구로부터 독립시켜 조선대목구로 설정하고 동시에 파리외방전교회원이자 갑사(Ca
sa) 명의 주교인 브뤼기에르 바르텔레미(39·바르톨로메오)주교를 초대 조선대목구장 주교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조선천주교회는 1784년 ‘수표교공동체’가 창립된 지 48년 만에 중국 북경교구의 관할에서 벗어나 교구제도를 갖게 됐으며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사도 전승의 로마 가톨릭교회’와 온전하게 결합돼 보편교회에 참여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조선교회를 대목구로 설정한 것은 조선교회가 아직까지는 정식교구로 설정되기 어려운 새 동아시아 포교지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조선인들에 의한 자치 교회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번 조선대목구 설정은 특히 조선교회가 지난 1825년 북경교구를 통해 유진길(40·아우구스티노)과 정하상(37·바오로) 명의로 전임 교황인 비오 8세에게 청원서를 보내 조선교회에의 성직자 파견과 조선에서의 영속적인 교정(敎政) 대책 강구를 간절하게 요청한 데 따른 결실이다. 또 이 청원서를 접수한 뒤 1827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조선 선교의 중책을 맡아 주도록 교섭했던 전 교황청 포교성성 장관 카펠라리 추기경이 지난 2월2일 교황에 피선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로 즉위한 데 힘입은 바도 크다.
이에 따라 조선교회 공동체와 파리외방전교회는 앞으로 신앙의 자유 획득과 초대 대목구장 및 성직자 영입 조선인 사제 양성 교회공동체 재건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조선교회는 지난 1660년 중국에 남경교구가 설정되면서 남경교구 관할 지역에 포함됐다가 1792년부터 북경교구 관할지역으로 바뀌었다. 북경교구는 1795년 조선교회 사목 책임자로 주문모 신부를 파견한 바 있다. 조선교회는 그간 1784년 이후 신해박해(1791년)와 신유박해(1801년) 을해박해(1815년) 정해박해(1827년) 등 크고 작은 박해로 많은 교우들이 순교하거나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겪어 왔다.【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