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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속의 신문] 한국천주교회사(1)-첫 신앙공동체 탄생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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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수표교 공동체’의 탄생은 새로운 사도행전의 시작이자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생적’ 공동체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했던 그리스도의 명령이 드디어 조선땅에서 구현된
것이다.
물론 조선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질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미 임진왜란중이던 1594년초 예수회 선교사 세스페데스 신부가 입국 경남 진해
웅천성에서 복음을 전하려 했지만 왜군의 군종신부라는 한계 때문에 조선인 포 로에 대한 선교활동만이 가능했다. 이밖에 18세기 중반 중국에 진출했던 일부
선교사가 청의 사신으로 입국한 적이 있었지만 이들의 활동은 선교를 위한 것 이라기보다는 조선에 대한 선교활동 모색에 불과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승훈의
영세와 입국 이에 따른 서울 수표교 공동체의 탄생은 조선교회의 출발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됐다.
조선천주교회의 창립은 특히 ‘자생교회’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소외된 남 인 학자와 역관들이 새로운 서양문물을 접하면서 비롯된 천주학이 신앙공동체 운동으로 바뀌면서 시작된 조선교회는 중국이나 일본 등 이웃 국가들과는 다른
탄생 배경을 갖고 있다. 조선교회는 이런 배경을 통해 ‘자발적’으로 죽음을
뛰어넘어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복음을 위해 자신을 봉헌할 수 있는
은총을 받게 된 것이다.

조선교회에 산적한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당장 중국에서의 예수회 나 프란치스꼬회의 선교활동에 비추어 보더라도 ‘유교적 전통과의 갈등’이라 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제사’문제는 특히 그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할 우려가
있다. 천주교는 분명하게 ‘우상숭배’를 금지하고 있다. 이같은 ‘혁신적’ 세 계관은 천주교인들을 ‘무군무부(無君無父)의 역도(逆徒)’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피의 순교’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우리 교회는 천주님만을 믿고 따르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또 중국에서 사제들이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조선교회도 사제 영입이 현안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성직자를 영입함으로 써 우리 교회는 천주교회의 교리를 정확하게 배우고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북경교구장을 통한 영입운동은 그래서 아주 중요한 현안이다. 이밖에도 조 선인 성직자 양성이나 우리말 교리서 편찬 성당 건립 등 조선교회의 현안은 아 주 많다.

그러나 우리는 천주교회사를 통해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구름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히브 12 1)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스도의 강생 이후 천주교회 의 1700여년의 역사가 바로 그 증거다.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간 다”(히브 12 1)면 우리 조선교회는 분명히 새로운 사도행전을 쓸 수 있을 것 이고 선교의 새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오세택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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