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산 주교의 ‘인천교구 부교구장 주교’ 임명 소식은 교황청 관보 ‘로
세르바토레 로마노’지 보도와 함께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가 인천교구장 나굴리엘모 주교에게 전화로 직접 통보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부교구장 탄생을 9년 넘게 기도하며 애타게 기다려왔던 나 주교와 인천교구
사제단 평신도들은 10일 최기산 신부의 부교구장 주교 임명소식을 접하고 일제
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기뻐하는 모습. 최 주교의 임명과 관련 주교 성성 준
비를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인천교구의 표정과 신자들의 바람 등을 엮어본다.
○…10일 저녁 교황대사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나 주교는 곧바로 교구 모
든 신부와 해외 한인교회에 E―mail(전자우편)을 보내 이 소식을 전하고 최 주
교와 인천가톨릭대 총장 이찬우 신부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기쁨을 함께했다. 교
회 관계자들은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 임명발표 직후 불과 4일 만에 갑작스레
최 주교의 인천교구 부교구장 임명소식을 접해 무척 놀라면서도 “한국교회에
경사가 겹쳤다”며 반가워하는 모습. 그러나 보도자료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주
교 임명소식을 공식 발표하던 주교회의 사무처에서 11일 아침까지 아무런 보도
자료를 내지 않아 일부에선 주교 임명 발표의 진위를 확인하느라 숨가쁘게 움
직이기도.
○…인천교구 설정 38년만에 처음으로 교구 출신 사제를 주교로 맞은 교구
청 직원들은 10일 교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최 주교의 부교구장 임명소식
을 발표. 이튿날 아침부터 각 교구에 공문을 보내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
하느라 분주한 모습. 최 주교는 자신의 교구장 임명발표 다음 날인 11일 오전
11시30분쯤 인천교구청을 방문 교구장 나굴리엘모 주교와 기획국장 이용길 신
부를 비롯한 국장신부 직원들의 영접을 받았다. 나 주교는 최 주교가 주교관
응접실로 들어서자 교구청 신부들의 박수 속에 감격적인 포옹을 한데 이어 악
수를 나누고 덕담.
○…인천교구는 11일 오후 1시 긴급회의를 갖고 총대리 오경환 신부를 위원
장으로 하는 주교 성성 준비위원회를 구성 향후 일정을 숙의. 나 주교와 최 주
교는 ‘주교는 사도의 후계자이므로 사도축일에 서품식을 갖는 것이 의미있지
않겠냐’는데 의견을 함께해 성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인 12월27일 오후 2시
인천 주안3동성당에서 주교서품식을 거행하기로 결정.
○…인천교구 교구민들은 11일 오전 최 주교의 임명소식을 접하고 환영하는
분위기. 남기충(루가) 교구 평협회장은 “인격적으로나 영성적으로 이렇게 훌륭
하신 분이 목자직을 맡게 된 것은 제3천년기를 맞아 인천교구의 도약을 기약하
는 경사”라며 “평신도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최 주교님을 모시고 교구 발전
을 위해 기도와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
교구 인터넷 홈페이지의 ‘최 보니파시오 주교님께 축하인사를!’ 난에도 축
하의 글이 폭주. 교구청 기획국에 근무하는 이미영(바르비나·용현5동본당)씨는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인천교구의 첫 한국인 주교님이 교구 출신 사제 중에
서 탄생해 정말 기쁘다”며 “새 천년기를 맞이하는 인천교구의 새 주교님께
일치와 쇄신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부탁드린다”고 한마디.
최 주교의 마지막 사목지였던 인천 산곡3동본당을 비롯한 교구 신자들은 14
일 주일미사 후 삼삼오오 모여 “정말 주교되실만한 분이 되셨다”고 반가워하
며 부교구장 임명에 관한 ‘빅 뉴스’를 교환하느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또
인천가톨릭대 신학생들도 11일 아침 기도시간 때 이찬우 총장 신부로부터 부교
구장 임명 소식을 듣고 최 주교에게 축하를 보내면서도 앞으로 가까이에서 영
성지도를 받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지 못내 서운해하는 표정들.
○…최 주교는 주교 임명 4일 만인 14일 오후 2시30분께 자신의 아버지 신부
였던 고 전 미카엘(메리놀 외방전교회)신부 묘소를 찾아 위령미사를 봉헌한 후
인천시 중구 연안동을 방문하여 어머니 정용환(74·데레사)여사 동생 기호(4
8·도미니코)·기열(46·바르톨로메오)씨 등 가족들과 만남을 갖고 감격의 포
옹. 주교 임명발표 이튿날인 11일 오후 가진 인터뷰에서 정 여사는 “오늘 아침
에 최기산 신부님이 전화를 걸어 ‘어머니 이제 기도를 더 많이 하셔야 돼요’
라고 말했다”며 “작은 십자가에서 더 큰 십자가를 지게 된다는 염려 때문인
지 마음이 착잡하다”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정 여사는 ‘주교님의 어린 시절을 회고해 달라’는 질문에 “중학교 때 유
난히 공부를 잘 했는데 선생님이 어느 학교에 진학할 것인지 묻자 주교님께서
서슴없이 ‘저는 신학교에 가서 신부가 될 겁니다’라고 말했답니다. 이 대답이
잘 이해되지 않은 선생님이 부모님을 모셔오라고 해서 ‘장차 아드님이 장관이
될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데 왜 똑똑한 아이를 신학교에 보내십니까?’라고
극구 말리셨지요”라고 답했다. 정 여사는 또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지만 큰
형이 일찍 사망해 어린 동생들을 업어 키우면서 맏이 역할을 했다”고 회고했
다. 【서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