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을 앞둔 환자의 심리상태는 어떠하며 그런 환자를 대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언제 어떻게 닥쳐올지 모르는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의 슬픔을 어떻게 달래 줄 수 있을까.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과 관련되는 이런 다양한 내용들을 다룬 학술세미나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성모병원 의과학연구원에서 가톨릭대 간호대 호스피스 교육연구소(소장 노유자 수녀) 주최로 열렸다. 지난 95년 국내 처음으로 WHO(세계보건기구) 협력센터로 지정된 이 대학 호스피스 교육연구소는 96년부터 해마다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 깊이있는 강의와 임상체험을 소개해 왔다.
‘임종을 앞둔 환자와 사별자 가족을 위한 호스피스’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는 특히 세계적으로 저명한 호스피스 전문가인 일본 상지대의 알폰스 데켄 신부와 미국 서던 메인대의 제인 마리 키실링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아 죽음을 앞둔 환자의 심리상태를 비롯해 임종환자 간호 죽음에 대비한 교육 사별가족들에 대한 간호 등과 관련하여 숙지해야 할 사항을 제시했다.
◇ 임종을 앞둔 환자의 심리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들의 심리상태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간호에 큰 도움이 된다. 죽음이 다가왔음을 직감하면서 환자들은 큰 두려움이나 공포감에 시달리는데 이 두려움은 보통 9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육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
2.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3. 추한 모습으로 죽어간다는 두려움
4. 가족과 사회에 짐이 되고 있다는 두려움
5. 내가 죽는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두려움
6. 삶에 대해 가끔씩 느끼는 두려움에서 생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7. 이승에서의 과제를 다 마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8. 자아가 완전히 소멸되고 만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9. 사후 심판에 대한 두려움
죽어가는 사람은 보통 세 가지 차원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 과거의 기억들 죽어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 그리고 죽은 다음에 다가올 내세. 이 세 가지 차원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죽음 직전에 당하는 고통과 두려움을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특히 내세에 대한 희망 또는 영생에 대한 확신은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는 변수가 된다.
◇ 임종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일 말기환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임종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크게 10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동반자〓자신을 극진히 보살펴주는 간호자를 통해서 혼자가 아니며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2. 자율적인 의사 결정〓의사나 간호자의 뜻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한다.
3. 인간적 성숙 도모〓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환자가 남은 시간을 최대한으로 자신의 성숙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4. 죽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함〓죽음이라는 드라마를 조연이 아니라 주연의 입장에서 이끌어가고 싶어한다
5. 진실을 알고 싶어함〓환자는 자신의 병명에 대해서 솔직히 말해주는 것을 듣고 싶어한다
6. 존엄성을 유지하고 싶음〓기계에 의지해 단지 죽는 시간만을 연장하는 것은 싫어한다.
7. 과거와의 화해〓그간의 인생을 통해 싸운 일 용서하지 못한 일 등을 모두 마무리 짓고 화해하기를 원한다.
8. 통증 조절〓육체적 고통을 덜고 싶어한다.
9. 유머와 웃음〓환자에게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의료진이 환자 자신 때문에 지쳐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10. 내세의 가능성〓사랑하는 사람과 내세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한다. 이때에는 종교적 가르침이 큰도움이 된다.
◇ 죽음을 대비한 교육 교육은 인간이 살면서 겪게되는 많은 일들을 극복하는데 성숙하게 대처하도록 돕는다. 마찬가지로 죽음 대비 교육도 죽음에 맞닥뜨렸을 때 의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내용은 1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죽음과 죽는 과정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임종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2. 평소 죽음을 묵상케 함으로써 죽음을 잘 대비토록 한다.
3.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을 배워 임종환자의 가족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한다.
4. 죽음에 대한 쓸데없는 공포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준다.
5.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6.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다.
7. 말기 암환자에게 병명을 숨기기보다 진실을 말해 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8. 안락사 등 죽음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을 올바로 이해시킨다.
9. 죽음의 판정 뇌사 장기기증 같은 법의학적 차원의 이해를 넓혀준다.
10. 장례식의 의미를 알게 하고 환자에게 자신의 장례식 형태를 고르게 한다.
11. 살아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12. 죽음을 잘 맞이하고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노년기를 인도한다.
13. 나름대로 죽음의 철학을 갖게 한다.
14. 죽음에 대한 종교적 이해를 갖도록 유도한다.
15. 내세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격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