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께서 다양한 종교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인도에 오셔서 아시아대륙의 복음화 비전을 제시해 주신 것은 크나큰 영광입니다.”
5일 교황을 영접한 인도 뉴델리 대교구 교구장이자 주교회의 의장인 알란 드 라스틱 대주교는 교황이 방문 기간 동안 특히 국민의 2(1900만명)에 불과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타종교 지도자들에게 종교간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해준 점에 대해 감격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알란드 라스틱 대주교를 비롯한 인도교회는 그간 힌두교 근본주의자들에게 숱하게 공격을 당하고 지난 2개월 동안에는 교황 방문을 반대하는 그들을 상대로 이해를 구하고 설득을 하느라 몹시 지쳐 있는 상황.
국민의 85인 힌두교도 중 근본주의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교황 도착 이틀 전인 3일 밤 뉴델리 시내 곳곳에 ‘힌두교의 정체성을 모욕하지 말라’고 적힌 수백개의 현수막을 내걸어 인도교회를 당혹하게 했다. 또 “교황은 강제 개종에 대해 사과하라”고 외치면서 서부 고아에서부터 뉴델리까지 15일간 국토행진을 벌이던 힌두교 세계연합(VHP) 시위대가 4일 밤 뉴델리에 도착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고아 지방은 서기 50년께 성 토마스 사도가 도착해 교회를 세운 곳입니다. 인도에는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보다 먼저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교회가 세워졌어요. 그리고 종교적 출발로 보아도 이슬람교나 시크교보다 훨씬 먼저 이 땅에 뿌리를 내렸어요. 그래서 ‘인도교회는 갠지즈 강과 함께 흐른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힌두교도들이 갖고 있는 반그리스도교 정서의 밑바탕에는 카스트제도(고대 신분제도)의 붕괴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평등과 사랑을 강조하는 그리스도교가 최하층인 ‘달리트(Dalits)’나 소수 부족에게 강한 호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 주교 특별시노드에 대해 “아시아에서 ‘소수 종교’(2.8)인 가톨릭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격려가 되고 또 교회와 사회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져줄 것이라는 점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교회는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종교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면서 시노드 교부들이 이같은 사명을 강조한 것은 값진 성과라고 말했다.
“아시아 교회는 오직 한분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으로 토착화·종교간 대화·생명수호운동 등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야 합니다. 생명수호운동의 경우 저는 교황님과 데레사 수녀님처럼 ‘낙태를 하려거든 낳아서 나에게 데려와라. 내가 대신 키워주겠다’고 호소합니다.”
그는 “인도교회는 초등학교 7319개 대학교 240개 고아원 1085개를 운영하는 등 많은 사회적 활동을 하지만 이 활동의 수혜자 가운데 95는 비그리스도교인”이라며 “인도교회는 비록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10억 인도인들의 문화와 전통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새 천년기를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와 많은 부문에 걸친 연대를 바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회복지활동 등 인간발전을 위한 교류를 가장 먼저 성사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뉴델리(인도)〓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