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선발부터 서품 사제인사까지 정부의 자문을 얻어야 한다?’
공산독재정권 아래있는 베트남의 사제양성 현주소다. 물론 최종결정권은 주
교에게 있지만 주교는 항상 정부와 교회내의 모든 문제를 상의해야 한다.
지난달 25일부터 열린 아시아 사제양성자 회의에 참석한 베트남의 ‘휴 대
신학교’ 학장 빈틴 신부가 정부와의 마찰을 염려해 조심스레 밝힌 이같은 현
실은 미얀마에서도 비슷하다.
미얀마 가톨릭 대신학교 학장 존 신부는 “신학생과 서품자수를 매년 정부
에 보고하는 것은 물론 개신교를 비롯한 모든 교회 건축이 불가능하고 종교적
모임도 정부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톨릭 신자들은 특정학교
입학시 신자 신분을 밝히면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사제들에게는 항상 감시원
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자유롭지 못한 신앙생활과 달리 현재 베트남(대신학교 6개소 신
학생 700여명)과 미얀마(대신학교 1개소 신학생 103명)에서는 매년 10 내외의
성소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두 학장 신부는 “온갖 박해와 어려움 속에서도 끊
임없이 성소자가 늘어나는 것은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과 자비없이는 불가능하
다”고 고백했다.
캄보디아의 현실은 이들 나라에 비해 훨씬 자유롭다. 70년부터 20년간 수백
만명을 무차별 학살한 ‘킬링필드’시대에는 ‘종교’라는 말을 입밖에 낼 수
없었으나 개방의 물결이 시작된 90년대부터는 교회건축을 비롯해 모든 종교 집
회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프놈펜 대신학교의 브루노 신부는 “아직도 신자
신분을 밝히면 모욕과 멸시를 받는다”며 캄보디아의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했
다.
이들 3개국 교회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은 신학교 교육 여건의
열악함이다. 현재 신학대 교수들은 아무런 보수도 없이 생활하고 있으며 신학
생들에게는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만 겨우 제공된다. 신학서적은 물론 기본적
인 학술서적도 부족하고 심지어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얀마 대신학교 학장 존 신부는 “컴퓨터는 엄두도 못내고 겨우 타자기 3
대만으로 리포터를 작성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시아 복음화의 근간이 되는
신학생 양성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교회의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
다. 【박주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