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청소년을 미래사회의 주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 청소년은 교회미래의 주인이다. 따라서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회에서 청소년 교육이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자리는 주일학교다. 과연 우리교회의 주일학교 교육의 현실은 어떠할까.
한국교회 전체신자 380여만명 중 주일학교 교육대상자는 70만여명이다. 그중 본당 주일학교에 등록된 학생 수는 절반인 3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주일학교의 평균 참석률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2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신자청소년 10명중 2∼3명만이 주일학교에 나오는 현실은 현재 주일학교 교육이 위기상황에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왜 신자학생들은 주일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을까. 수치적으로 볼 때 주일학교 평균 참석률은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례율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말하자면 부모들의 신앙생활 정도에 따라서 자녀들의 주일학교 참석률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인 이유로는 부모들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녀들의 신앙교육에도 관심을 쏟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주일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 이유가 그뿐일까. 주일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일학교가 시작되는 학년초에는 주일학교에 등록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학기가 진행될수록 나오는 학생들의 수가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여름 캠프나 다른 특별활동이 있을 때면 평소에 잘 나오지 않던 학생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이는 부모나 학생들의 무관심 외에도 평소 주일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주일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이유로는 흔히 △교리교재와 교육방법의 문제 △교리교사의 자질 부족 △교회의 재정적 지원 부족 △청소년 사목에 대한 성직자의 인식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교구 차원에서는 새로운 교리교재의 개발과 함께 시청각 교육을 위한 비디오나 슬라이드 등을 제작 보급해 왔고 교리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사 연수도 해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본당에서는 동아리 활동 자연학습 등의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또 교리교사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사연수도 때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본당에서는 주일학교 출석률이 40∼50대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주일학교가 활성화된 본당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주일학교의 전반적인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교회의 노력이 학생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상매체 전자매체에 길들여진 요즘의 청소년들에게 아직도 대부분 강의식 주입식 위주로 이루어지는 교육은 관심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교구나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영상교재들도 다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런 교재들을 활용할 영상기자재들을 제대로 갖춘 본당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 입학 직후부터 시작해 4년째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 ㅎ본당의 ㅇ씨는 “본당에 비디오비전과 같은 영상기자재가 있지만 이것들이 실제로 주일학교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특별행사 때 외에는 대부분 어른들 차지가 되고 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일학교 문제가 나올 때마다 예산부족이나 교사 자질부족 또는 교재빈곤 등의 이유가 거론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개선된 것은 거의 없다”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본당 사목자들의 관심과 의식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은 성직자들도 마찬가지로 제기하고 있다. 수원교구 가톨릭청소년문화원장 최재필 신부는 최근 한국평협이 개최한 청소년 사목 관련 심포지엄에서 “성직자 중심인 한국교회 현실에서 사제들의 인식변화와 배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 한 본당의 주일학교 담당 보좌신부는 “주일학교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겠다는 의식이 교구차원이나 본당차원에서 돼있지 않다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수십억원씩 들여 짓는 성당보다는 조립식 성당으로 대신하고 그 예산의 10분의 1만 주일학교에 투자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과 인식의 변화는 단지 사목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본당 공동체 전체가 특히 부모들이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학교교육이나 학원수업에 대한 관심만큼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주일학교에 관심을 갖고 과외비용의 10분의 1만이라도 주일학교를 위해 사용하면 열악한 주일학교 교육의 현실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주일학교의 목표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신앙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인성적 신앙적 기초를 세우는 데 있다고 할 때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주일학교 교육에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될 것이다.【특별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