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교회는 제3천년기를 앞두고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활발한 선교활동
을 하고 있다.
각 교구별로 ‘선교 학교 개설’ ‘선교 포스터 제작’ ‘선교 세미나 개
최’ ‘선교 우수본당 시상’ 등 다양한 선교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대전교구 등 몇몇 교구에서는 교리 신학원 설립 및 운영을 통한 평신도 선교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일선 본당 및 신자 개개인은 각 교구의 선교의지를 구체화해 ‘새 가
족 찾기 운동’ ‘빈자리 채우기 운동’ ‘거리선교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
램으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수원교구 상록수본당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16명의 입교
자를 모집했으며 전주교구 군산 나운동본당도 비슷한 기간 동안 1500여명에게
선교하는 놀라온 성과를 보였다. 농촌 본당인 원주교구 백운본당도 최근 100여
명이 넘는 예비신자를 모집 ‘농촌에선 선교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무색케
했다.
이러한 한국교회 선교 열기의 배경으로 우선 80년대 후반 이후 둔화되기 시
작한 신자 증가율 및 쉬는 신자 증가에 대한 교회와 신자들의 자성을 꼽을 수
있다. 또 인천교구 만수1동본당 서울대교구 구로본동본당 등 일부 본당의 선교
활동이 실효를 거둔 것도 기폭제가 됐다. 특히 90년대초 대구대교구에서 시작한
거리선교운동은 선교에 대한 기존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지난해 아시아 주교 시노드(로마 개최)에 참가했던 주교들이 한국교
회의 선교 역량 강화를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복음화율 18를 독려하고 나선 점은 한국교회 선교운동 활성화를 가
능케 하는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선교운동의 활성화로 신자들은 이제 ‘나도 선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으며 또 개인주의 신앙에만 안주하던 일부 ‘나 홀로 신앙인’들의 삶
이 바뀌게 됐다.
그 결과 90년대 이후 감소세로 일관하던 신자 증가율에 변화를 가져왔다. 지
난해 신자 증가율(3.5)이 전년에 비해 0.3 상승했다는 사실은 비록 소폭이지
만 그동안의 감소세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의미 깊게 받아들여지고 있
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신자들은 신자로서의 ‘선교 사명’에 대한 확고한 인
식과 신념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교회 차원에서도 ‘선교 방법론’을 비롯해
‘선교 신학’의 정립에 이르기까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
제로 지난해 대전교구가 실시한 신자 신앙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번도 선교
를 하지 않은 신자가 전체 응답자의 51.5에 달하고 특히 20대와 30대는 각각
69.9 61가 선교활동을 아예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양적인 차원에만 치중하는 선교 운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이는 자칫 물량 위주의 선교가 신자들의 자질 저하와 쉬는 신자의
양산 맹목적인 선교활동에 대한 거부감 등 많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
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8월 정진석 대주교는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가 주최한 ‘선교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선교의 핵심 사명은 신자수
를 늘리는데 있지 않고 신자 개개인이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세
상에 보여주는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교운동이 단순히 신자수만 늘리는
양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신자 개개인의 삶에 바탕을 둔 질적인 차원의 선교운
동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질적 차원의 선교운동을 위해 사목자들은 “‘한국 사회의 복음화’ ‘문화
의 복음화’ ‘기존 신앙인들의 복음화’에 선교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기존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들이 동시에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무처 홍보실 정웅모 신부는 “신자 개개인에 의한 직접적인
선교활동과 함께 성당을 지역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개방하고 음악 미술 연
극 등 교회 문화를 전파하는 작업도 중요하다”며 사회 자체를 복음화 하는 근
본적인 차원의 선교를 강조했다.
최근의 선교열기에 대한 이런 다양한 평가들은 앞으로의 바람직한 선교운동
에 관한 방향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선교운동 종사자들은 바람직한 선교운동을 위해서는 우선 신자들에게 ‘강
한 신앙 체험’을 하게 하여 선교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
조한다. 신자들의 신앙이 쇄신될 때 선교는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선교활동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둔 인천교구 만수1동본당 서울대교구 구
로본동본당 등은 선교운동에 앞서 신앙쇄신운동을 전개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선교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선교에 있어서 소공동체의 중요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장 정월기 신부는 “최근 불붙은 서울대교구의 선교 운동 역량은 그동안 강조
해온 소공동체에서 나온 것”이라며 “신자들의 선교 열기를 뒷받침하고 이를
신자 및 공동체의 신앙쇄신으로 승화시키려면 소공동체운동을 강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해 신자들에게 사랑의 공동체와 신앙생활의
행복을 체험하게 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소공동체
의 활성화는 신자 개개인의 능동적인 신앙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본당 선교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제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선교운동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평신도 교리교
사를 양성하여 연령 학력 직종별로 차별화된 선교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필요
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선교문제와 쉬는 신자 문제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연
구할 전문기구로 가칭 ‘가톨릭 선교문제연구소’의 설치도 시급한 것으로 지
적되고 있다.
그동안 ‘사목’의 이름으로 펼쳐지던 빈민 농촌 여성 사회복지 관련 사목
도 ‘선교를 정점으로 한’ 사회복음화 차원의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할 필
요가 있다. 서울대교구가 지난해 취약 지역에 선교본당을 설립한 것이 좋은 예
다.
또 인터넷·방송 등의 매체를 통한 다양하고도 다각적인 차원의 선교운동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좀더 이뤄져야 하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아신앙교육에
대한 투자 필요성 또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