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화곡본동에 위치한 쟌 쥬강의 집에는 22명의 노인들과 9명의 수녀들이
한 가족을 이루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길 갈멜로 원목신부님의 아침미
사로 시작되는 하루일과는 너무나도 빡빡하게 짜여져 우리 노인들은 “하루가
48시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살맛으로 가득차 있다!” “죽을래야 죽을 시
간도 없이 바쁘다”고 하신다.
노인들께서 진정 바라시는 것은 존경받고 인정받고 사랑받고 자신이 어디
엔가 쓸모있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 원의를 채워드리기 위해 즉 “가
난한 노인들이 주님이심을 잊지 마세요”라는 창립자의 경로정신을 삶에 옮기
기 위해 수녀들은 10년 이상의 양성기간을 거쳐 하루하루 사랑의 증거자로 아
주 작은 자로 머무는 연습의 연속으로 살아간다. 섬김의 부르심에 고스란히 내
어바치는 삶에서 내적 자유와 가난함의 풍요로움으로 마냥 행복하기에 우리는
이 행복을 많은 젊은이들 행복을 찾아헤매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간절하
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떠올려 본다. “누구든지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
하십시오.” 그렇다! 우리는 바로 이 주님 노인들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자랑
하고 싶다.
쟌 쥬강 악단의 지휘자 최 안셀모님은 젊은 시절 아나운서가 꿈이었으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이곳에 와 우리와 한가족이 된 지 일년이 넘었으나 적응
하시는데 좀 힘들어 보였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홀로 있기를 좋
아하며 가끔은 스스로 소외감을 갖는 인상을 주시곤 하기에 그분에게 삶의 흥
미를 마련해 드리려고 노력한 결과 큰 행사를 앞두고 8월초에 쟌 쥬강 악단을
창단하면서 안셀모님을 지휘자로 선정하였다. 안셀모님은 추천받던 날 아침 신
청했던 10일간의 휴가를 바로 취소하고 그날부터 거울 앞에서 날마다 혼자 피
나는 연습을 하셨기에 매일 실시되는 물리치료 운동도 필요없었다. 그리하여
아주 인기있는 지휘자로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활기찬 모습으로 변
화되셨다. 지휘자로 뽑혔다는 자부심! 수원 평화의 모후원에서 대성황 속에 마
친 첫 연주회의 박수갈채 그뿐이랴 쟌 쥬강 악단 전원이 훌륭한 지휘자로 인정
하는 모습을 보는 수녀들의 마음은 얼마나 흐뭇한가? 이제는 그까짓 아나운서
의 꿈쯤은 그분에게 아무 것도 아니란다.
【서순자 수녀】쟌 쥬강의 집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