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 성인의 정신을 기리는 순교자 현양대회가 한국 순교자 대축일인 지난
달 19일(이동 축일)과 20일 서울과 대구·수원·원주·부산·안동교구에서 각각
개최됐다.
[서울대교구] 서울 서소문순교성지에서 19일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주례와 주
한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 총대리 김옥균 주교를 비롯한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거행된 순교자 현양미사에는 15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
신앙선조들의 뜨거운 순교정신을 기렸다.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배갑진 신부)가 주최한 이날 현양미사는 특히
2001년 신유박해 200주년을 앞두고 신유박해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시성 기도운
동을 본격화하고 초기 순교자들에 대한 현양운동의 활성화로 ‘순교정신’을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영성으로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정 대주교는 미사강론에서 “평신도들에 의해 창립되고 성장해온 한국 교회
의 발전에 신자들이 적극 나서달라”면서 특히 교회 창설의 기초를 놓았던 신
유박해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 운동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가 교회 초기 순교자 시복시성 기초 자료로
이용하기 위해 간행한 ‘한국 순교자 연구 총서’가 봉헌됐다.
[대구대교구] ‘순교정신으로 대희년을’이란 주제로 19일 한티 순교성지에서
마련된 교구 순교자 현양대회에는 교구민 3000여명이 참석 순교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새로운 시대 대희년을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문희 대주교는 미사강론
에서 “말로만 살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이웃을 위해 살 때 하늘에 계신 순
교 선조들이 기뻐할 것”이라며 자신을 버리고 진리를 따른 순교자의 영성을
되살려 기쁨의 대희년을 맞이하자고 당부했다.
[수원교구] 19일 안성지구 주최로 미리내 성지내 103위 성당에서 교구장 최덕
기 주교 주례로 봉헌된 순교자 현양미사에는 30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특
히 이관배(천주성삼수도회 부총장)신부는 미사강론을 통해 “한국교회 발전은
순교자들의 피의 대가”라며 순교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십자가를 기쁘게 받아
들이자고 당부했다.
[원주교구]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20일 거행된 교구 순교자현양대회 및 최
양업 신부 기념 대성전 축복식에는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원주교구
민은 물론 서울과 춘천 대전 등 전국에서 30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 순교 성
인의 신앙을 오늘에 되살리고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뜻깊은 시간
을 가졌다.
특히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은 한국교회 두번째 사제인 최 신부의 사제
서품 150주년을 기념하고 최 신부의 시복시성을 기원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신자들의 후원과 원주 교구민의 뜻이 하나가 돼 3년여의 공사 끝에 어렵사리
빛을 보게 됐다.
대지 2930평 연건평 615평 규모의 대성당은 배론성지내에 독특한 배 모양으
로 건축됐으며 가톨릭미술가회 작가 10여명이 제대와 십자가 감실 등을 제작
했다. 배 모양의 성당은 배의 구조를 닯은 배론 성지의 지형적 구조에서 따온
것으로 세상의 풍랑 속에서도 은총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교황대사를 비롯한 교구사
제단과 공동 집전한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오늘을 살고 있는 신자들은 과거
신앙선조들의 신앙을 다시 살아갈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초창기 한국교회
발전에 헌신한 최양업 신부님이 하루빨리 복자와 성인 품에 오를 수 있도록 한
마음으로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교구] ‘순교정신 이어받아 새 시대에 새 증거를’이란 주제로 20일 부
산 가톨릭대에서 교구장 정명조 주교 주례로 거행된 교구 순교자현양대회는 궂
은 날씨에도 5000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석 새 교구장과 함께 순교정신으로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
정 주교는 강론에서 영성의 회복이 교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면
서 특히 평신도로서 사제 영입을 위해 북경을 9회나 왕복했던 정하상 바오로
성인의 순교정신과 죽음을 무릅쓰고 신자들을 찾아 사목했던 최양업 신부의 영
성을 본받자고 당부했다.
미사에 이어 부산가톨릭대 성당에서 개최된 기념 강연회에서 김길수(대구
효성가톨릭대)교수는 “신앙선조들의 순교는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그분들의
삶 자체가 바로 순교로 귀결된 것”이라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도 신앙선
조들의 순교자적 삶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교구] 문경 마원성지에서 19일 교구장 박석희 주교 주례로 열린 순교자
현양대회에는 1000여명의 신자들이 모여 신앙선조의 순교정신을 깊이 되새겼다.
이날 행사는 현양미사에 이어 교리경시대회 우수자에 대한 시상과 함께 각 본
당 대항 족구와 윷놀이 등으로 진행됐다.
박 주교는 미사강론에서 “우리가 불의 앞에 물러서고 어려운 것을 피해가
면 하느님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소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순교자를 닮
은 삶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이연숙·이주엽 기자 원주〓우광호 기자 대
구〓김재호 명예기자 안동〓정장훈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