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부산 남천 주교좌 성당에서 4시간 동안 거행된 정명조 주교의
제3대 부산교구장 착좌 행사는 35만 교구민이 정 주교를 중심으로 2000년대 새
복음화를 위한 재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날 행사는 주인공인 정 주
교의 아우구스티노 축일에 거행된 데다 거의 30년 만에 새 교구장을 영접하는
자리라서 그런지 시종일관 뜨거운 경축 열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보기 드문 우렁찬 박수
○…오후 2시 연합합창단의 장엄한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정명조 주교
와 초대 교구장 최재선(87)주교 제2대 교구장 이갑수 주교가 나란히 입장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자 3000여명의 내외빈들은 우렁찬 박수로 환영.
정 주교는 이갑수 주교가 “교구민들이 새 교구장과 하나가 되어 복음화에
매진해 달라”는 내용의 짤막한 이임사를 끝내는 순간 이 주교에게 다가가 포
옹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 곧이어 신·구 교구장이 제단을
돌며 주교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동안 참석자들은 주교단의 일치에 감명을
받은 듯이 뜨거운 박수로 화답. 이어 정 주교가 교황대사의 안내로 제단 상단에
마련된 교구장좌에 착좌하자 장소가 비좁아 성당 마당에서 평화방송 TV의 현
장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신자들은 환호성으로 새 교구장의 탄생을 축하했다.
정진석 대주교 이례적 사건
○…제2부 축하식에서는 정 주교를 사이에 두고 왼쪽에 제2대 교구장 이갑수
주교 오른쪽에 초대 교구장 최재선 주교가 나란히 앉아서 축하인사를 받아 눈
길.
축사에 나선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1∼3대 교구장이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은 어느 교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3명의
전·현직 교구장의 화기애애한 모습에 부러움을 표시. 특히 정 대주교는 6·25
사변 직후 미사경본과 묵주만을 들고 내려와 부산교구를 개척한 최재선 초대
교구장의 노고를 기억하며 두 전직 교구장의 건강을 기원.
또 김수환 추기경은 “정명조 주교가 남천본당 주임신부 시절(85년) 이 성당
을 왜 이토록 크게 짓는가 했더니 그때부터 벌써 14년 후에 있을 자신의 착좌
식 장소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조크해 참석자들이 폭소.
이어 지하 강당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 축하연에서 주교단과 함께 축하 케이
크를 자른 정 주교는 내외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 축
하연은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가 부산교구의 발전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
의하면서 절정.
히로시마 교구 대표단도 참석
○…경축 분위기 속에서 봉헌된 착좌미사에서 신자들은 앞으로 부산교구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기원. 일가 친척 20여명과 함께 미사에 참
례한 정 주교의 큰형 정찬조(74·발다살)씨는 “그동안 정 주교를 위해 묵주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며 감격스런 표정. 특히 이날 행사에는 정 주교의 전임
지였던 군종교구에서 육군본부 평협회장 김진석(47·베네딕토)준장 등 신자 200
여명이 참석. 안내를 맡았던 한 봉사자는 장성들의 차량에 부착된 별을 세어본
후 “오늘 남천동에 별이 8개 떴다”고 감탄. 타종교인으로서 유일하게 참석한
조계종의 정각 스님은 “정 주교가 앞으로 부산의 종교간 화합에 많은 기여를
하길 바란다”고 피력.
이밖에도 교구 평협(회장 이규정)과 착좌식 준비위(위원장 최영철 신부)가
이날 맞이한 주요 내외빈은 한국 평협 이관진·류덕희 전현직 회장 한국도로공
사 정숭열(요셉)사장 안상영 부산시장 박관용·정형근·박종웅 의원 홍강표
공군대학 총장 일본 히로시마 교구 대표단 등이다.
【특별 취재반〓전대식 차장 김원철·우광호 기자 백영민】
[부산교구장 착좌식]-사제단 대표 가야본당 강요안 신부 환영사
◎ 새 하늘 새땅이 오리라 믿습니다
오곡이 익어가는 계절에 깃발을 들고 당신께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새로운
천년을 앞둔 하늘의 축복입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시작은 장밋빛이 아닌 목마른 고개입니다. 현재 교구 재정
은 본당에 의존해 있고 유지에 급급하다 보니 인구 30만명이 넘는 곳에 성당이
하나뿐인 곳도 있습니다. 이제 5년 후면 신부가 100명이 배출됩니다. 갈 곳이
없습니다. 전국에서도 은퇴 사제수가 가장 많은 곳이 부산교구입니다.
그러나 야훼는 ‘승리의 깃발’입니다. 당신께서 그분의 이름으로 깃발을 드
시면 새 하늘과 새 땅이 오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저희들은 힘이 솟
구칩니다. 당신은 깃발을 들고 오셨습니다. 참으로 우리 모두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