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평협이 21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개최한 ‘선교 심포지엄’에는 최근
교회내에서 새롭게 일고 있는 선교열기를 반영하듯 350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
석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특히 이제는 단지 신자수를 늘리
는 수량적 선교를 지양하고 교회 공동체와 신자들이 구체적인 삶 안에서 복음
을 실천으로 증거하고 다양한 문화와 종교와의 대화를 통해서 교회 공동체 스
스로가 풍요로워지는 질적인 선교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조됐다. 또 본당
에서의 선교 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 대비한 선교와 해외선교 농촌·환경 나
아가 통일선교와 평신도 선교사에 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21세기에 요청되는
다양한 선교방향과 방법이 개진됐다. 이날 심포지엄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 기조강연: 새로운 천년대의 선교(오경환 신부)〓기존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복음화’와 사회의 법률과 제도 관습을 복음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개
혁하는 ‘사회복음화’가 병행해서 강조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흔히 선교라고
표현하는 ‘새복음화’는 불가능하다. 무종교인이나 타종교인에게 전교해 신자
로 만드는 새복음화는 바로 재복음화와 사회복음화가 효과적으로 선행될 때 가
능해진다.
앞으로 한국교회 선교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한국에는 아직도 종교가
없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50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종교를 갖기
원하고 있고 특히 천주교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80년대 이후로 전통적 문화요소를 강조하고 찾으려는 성향이 한국인들 사이
에서 증대하는 듯한데 이것은 선교에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전통적 문화요소를
수용하려는 토착화 노력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으면 천주교회를 단지 외래문화
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무종교인들이 증가할 수 있다.
1998년말 현재 서울교구내 신자 비율은 10로 전체 14개 교구 중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정진석 대주교의 목표인 신자 비율 18가 채워지려면 재임기간 7
년 동안 총 98만1000명의 새로운 신자가 입교해야 하고 매년 14만명이 증가해
야 한다. 그러나 98년도엔 3만6825명이 증가했다. 맹렬한 선교가 요청된다.
▨ 제1주제: 복음선교의 현실과 전망(박일영 교수)〓선교의 개념은 성서에서
볼 때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가이없는 사랑’(디도 3 4 참조)을 뜻한다. 선교
하는 공동체로서 그리스도교의 존재목적은 이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가이없는
사랑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일상생활에서 드러내 보여주며 힘없고 돈없어 짓눌
린 사람들과 함께 하느님의 뜻인 나눔과 섬김을 실현하는 일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선교사명에 대한 이해도 새로워져야 한다. 교황 바오로 6
세의 회칙 ‘현대의 복음화’가 지적하는 것처럼 교회는 지구상의 수많은 민족
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복음의 힘을 통하여 실현하는
인간생활의 본보기까지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선교의 핵심사명은 신자 수를 늘
리는데 있지 않고 내가 신앙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세상에 보여주는 데 있다.
실제 삶으로 실현하는 선교 그것은 바로 여러 민족의 정신 안에 각 문화 속에
복음을 육화하는 것이다.
이제 이 땅의 천주교회는 민중에게 ‘밥이 되어주는 종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억지로 내 종교 내 생각을 강요하는 ‘십자군’ 운동이 아니라 나를 바쳐
온 인류를 화해시키는 ‘십자가’의 영성이야말로 본래 예수가 마음먹은 인류
사랑의 정신을 드러내보여주는 표지다. 선교는 본래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을 실현하기 위해 파견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일이다.
근세 이후 서구 식민지 확장정책과 맞닿아 서구문화의 일방적인 수출 형태
를 지녔던 선교방식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그 대신 각양각색의 사람들 사이
의 만남과 대화를 통한 ‘상호 선교’가 이뤄져야 한다. 복음화하는 사람과 복
음화되는 사람 사이에 이미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과 아직 못사귄 사람 사이에
서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공동 목표를 세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질
때 비로소 서로간에 진정한 이해와 일치가 생겨난다.
▨ 제2주제:21세기 선교 방향
▲본당(하인호 서울대교구 이향신자사목부 차장):한국 교회는 최근 2년간 교
구별 판공성사 쉬는 신자 주일미사 참례자수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할 만
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활동 신자들을 교
육 연수 피정을 통해 신앙을 잃지 않도록 하고 쉬는 신자와 전입신자는 본당
차원에서 별도 관리 ‘새신자 정착 프로그램’ 등 교육을 통해 해당 신자들이
신앙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교회 모든 구성원의 각오와 각성이 필요하다.
▲정보사회(최성우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장 신부):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교회는 그 시대마다 가장 적합한 매체를 선교도구로 사용해 왔다. 이제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선교도구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제3세대 매체들
이다. 가장 시급한 전제는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영성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정보사회 안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외를 체험하고 있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영성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활용해
야 한다.
▲평신도 선교사(김효철 인천교구 사목국 과장 평신도 선교사):한국 천주교
회가 평신도에 의해 이 땅에 뿌리내리고 성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직적 관
계에 놓인 사제 중심의 교회는 평신도 선교사의 설 자리를 없애고 있다. 교회는
전문 사목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막지 말아야 하며 팀워크를 이뤄 공동 사
목에 눈을 돌릴 때가 됐다. 특히 사제는 자신들의 고유영역을 잃는다는 사고방
식이나 수직적 지휘 계통에서 일을 시킨다는 편협된 틀에서 벗어나 평신도 선
교사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해외선교(윤기호 한국외방선교회 신부):우리는 아직 해외선교에 대한 구체
적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에 대한 관
심부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선교 센터를 건립 선교에 대한 연구와 정보를
통합하고 경험을 효율적으로 축적 선교사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양성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농촌·환경(이인석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환경보전부 추진위원):
오늘날 우리에게 부과된 시대적 징표는 단연코 환경문제 즉 생태계를 살리는
일이다. 환경은 결코 선교의 간접 주제가 아닌 현대 선교의 최대 주제이자 직접
주제다. 환경문제에 대한 진지한 교회적 자세는 바로 세계를 향한 하느님의 부
르심 즉 선교 그 자체다. 교회의 녹색화는 세계에 응답하는 복음화다.
▲통일선교(윤갑구 한국평협 민족화해위원장):통일선교는 통일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우리 민족에게 참된 평화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앙인은 먼저
통일의 필요성 내지는 당위성을 인식하고 교회와 민족의 분단과 상처에 대하여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자기를 반성하고 용서를 청해야 한다. 북에서 넘
어온 귀순자 혹은 탈북자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굶주리고 있는 동포들 그리고
분단과정에서 소수 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