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란한 조명 속에서 전자기타와 키보드 드럼을 연주하고 무대를 누비며 노
래를 부르는 ‘로커(Rocker) 사제’들이 지금 교회의 청년들을 매료시키고 있
다.
서울대교구의 젊은 사제들과 꼰벤뚜알 성 프란치스꼬회 사제가 함께 활동하
고 있는 국내 유일의 6인조 ‘사제’ 그룹사운드 ‘외짝교우’가 바로 이들이
다.
외짝교우가 무대에 서고 노래를 시작하면 교회의 청년들은 마치 유명 그룹
사운드나 인기 로커의 콘서트에서처럼 모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음악에 맞
춰 발을 구르고 팔을 흔들어대는 등 공연장은 이내 열광의 도가니가 된다.
‘외짝교우’는 지난해 2월 배상엽 신부를 비롯해 음악을 취미로 하고 있던
젊은 사제들이 청년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해주는 것보다 음악을 통해 더 큰 기
쁨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만들어진 그룹이다. 처음에는 7명의 사제가
참여했지만 재정비를 거쳐 현재는 사제 6명이 참여하고 있다.
류시창(키보드·서울 중림동본당 보좌) 이철(세컨드기타·서울 구의동본당
보좌) 이용현(보컬 베이스기타·서울 쌍문2동본당 보좌) 오상환(리드기타·꼰
벤뚜알 성 프란치스꼬회·인천교구 갈산동본당 보좌) 이충열(드럼·서울 풍납
동본당 보좌) 이승주(베이스기타·서울 성산동본당 보좌) 신부가 멤버로 활동
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드럼을 맡았던 배상엽 신부(서울대교구 본당청년사목
부 담당)는 사운드 엔지니어 겸 매니저를 맡았다.
현재의 멤버들은 모두 90년대에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가톨릭대 재학시절 그룹사운드 ‘우니따스’에서 활동한 경력을 가진 교회에서
는 신세대에 속하는 사제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짝교우는 지난해 청년창작성가경연대회를 통해 처음 선보인 후 지금까지
청년들 앞에 나선 것은 고작해야 세 번에 불과하고 그때마다 짧은 시간의 특별
공연이 경력의 전부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아마추어라고 보기에는 실력과 경
력이 만만찮다. 음악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베
테랑급이다.
공연 때면 많은 청년팬과 어린이 복사단팬을 각각 이끌고 다니는 이철·이
용현 신부. 이들은 가톨릭대 신학대학 재학중 출반한 창작성가 모음집 ‘코이노
니아(친교)’를 비롯해 최근 ‘은총의 대희년’ ‘희년의 선포’ 등의 곡과 최
근 낸 음반 ‘노래나무’에 실린 14곡 등 이미 20여곡에 달하는 곡을 만들어
발표한 교회 창작성가의 선두주자들이다. 물론 어쿠스틱 기타에서 베이스 클래
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악기를 다룬다.
군기반장역을 하고 있는 깔끔한 외모의 류시창 신부는 가톨릭대 시절 전례
음악 반주를 맡았고 피아노 플루트 등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서태지의 열성팬
인 육중한 체구의 이승주 신부는 기타 연주는 물론 뛰어난 재치와 유머 활달
한 무대매너로 젊은이들을 사로잡는다.
고등학교 시절 본당에서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다는 새내기 사제 오상환 신
부는 신학대학 재학시절에 이미 음악성을 인정받고 특별 영입된 재원. 지난 5월
팀에 합류한 이충열 신부도 탁월한 손놀림을 자랑하는 베테랑 드러머다. 매니저
인 배상엽 신부는 항공대 그룹사운드 ‘활주로’의 드럼을 맡아 대학가요제에
입상한 경력을 가진 실력파.
이들이 공연에 올리는 곡은 주로 이용현 이철 신부가 직접 만들어 일반 음
악과 같은 선상에 있지 않다. 특히 사랑과 평화 등 가톨릭의 가르침을 담은 가
사를 감미롭고 때론 힘있게 사운드에 담아낸다.
“교회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일반인이 아닌 신부들이 한다는 것 때
문이죠. 젊은이들에게 고정된 이미지를 주고 있는 신부들이 전자악기를 연주하
고 무대 위에서 뛰면 젊은이들은 복음정신 안에서 더 자유로운 교회문화로 향
할 수 있게 되죠.”
이들의 말처럼 단순히 젊은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차원과 더불어 이제는 젊
은이들 앞에 서서 복음에 기반을 둔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위해 젊은이들 스스
로 깨지 못하는 벽을 먼저 깨고 또 젊은이들 스스로 새로운 교회문화를 만들어
나가게 하는 ‘창구역할’을 해나간다.
“물론 선교의 측면에서도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젊은이들의
문화를 알고 젊은 신자들의 모습 안에서 음악을 하려하기 때문에 신부들과 더
친숙해 지고 교회에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할 수 있습니다.”
‘외짝교우’ 사제들은 이런 그들의 생각을 각 본당에서도 실천하기 위해
청년이나 청소년 그룹사운드를 지원 및 지도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노래를 부
르며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긴다.
이제 한 돌이 지나 막 걸음마를 시작한 ‘외짝교우’.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이미 이들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다음달 평화방송·평화신문이 주최하는
제1회 PBC 창작생활성가제에서 공연을 해달라는 특별출연요청을 이미 받은 상
태고 11월에는 성서못자리 12주년 기념공연과 청년성가경연대회에도 출연이 예
정돼 있다. 그리고 내년 6월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명동과 혜화동
등에서 대형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활동이 예정돼 있지만 배상엽 신부는 “각자의 소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을 할 생각”이라며 “음악과 젊은이들을 사랑하는 사
제들이라면 누구라도 ‘외짝교우’의 멤버가 돼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무대 위에서 전자기타과 키보드 드럼을 치고 뛰면서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
로잡는 ‘신세대 사제들’. 젊은이들 속에 들어가서 젊은 문화를 이해하고 노래
를 통해 사랑과 평화를 외치는 ‘외짝교우’.
외짝교우는 오늘도 교회의 청년문화의 벽을 깨고 숨통을 열어주기 위해 땀
흘려 연주에 몰입한다.【임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