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고 건강을 되찾은 박시원(38)씨는 HLA가
일치한 공여자는 많았으나 실제로 기증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은
경우였다.
97년 5월 감기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박씨는 한 달째 약을 먹어도 감기가 낳
지 않자 직장 근처의 큰 병원을 거쳐 성모병원을 찾았고 검사과정에서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이라는 믿기 어려운 진단을 받았다.
“백혈병은 어린애들만 걸리는 병인 줄 알았는데 정말 믿어지지 않더군
요.”
병실 사정으로 서울 중앙병원에 입원 항암치료를 받던 박씨에게 유일한 길
은 조혈모세포 이식뿐이었다. 우선 형제 중에서 찾기로 했다. 형제간에 동종 조
혈모세포를 찾을 확률은 25. 다섯 형제 중 한 명은 같을 거라는 기대에도 불
구하고 동종 조혈모세포는 가족 중에 없었다.
할 수 없이 한국골수정보은행협회에 의뢰했다. 다행히 동종 조혈모세포를 가
진 사람은 다섯 명이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기증을 하겠다고 나섰다. 8월에 이
식을 하기로 하고 건강검진 등 모든 절차를 마쳤다. 그러나 마지막에 기증자는
마음을 바꾸었다.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을 때보다도 더 실망스러웠다.
이번엔 가톨릭 조혈모세포정보은행에 의뢰를 했다. 다행히 조형모세포정보은
행에 등록된 사람 중 다섯 명과 HLA가 일치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모두
가 기증을 거부했다. 당시 성덕 바우만군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서한국씨의
척추디스크 발생을 조혈모세포 기증 때문이라는 언론의 오보로 인한 현상이었
다.
그러다 지난 5월 9차례의 항암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다음날 가톨릭 조혈모
세포정보은행에서 기증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연락이 왔다. 마지막 희
망이었다. 기증자는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치과의사였다. 그는 모든 절차를 잘
따라주었고 마침내 지난해 7월29일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했다.
현재 수원 집에서 요양하며 아내 지희숙(34)씨 귀여운 두 딸과 함께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생활하고 있는 박씨는 “생명을 나눠주신 그분께 진심으로 감
사하다”며 “많은 이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참여 꺼져가는 생명들에게 희망
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임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