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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삶 만남 그리고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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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의 이름 모를 선남선녀들의 다급한 전화목소리와 초췌한 모습의
사연으로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려주던 그들 지금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모든 갈
등을 훌훌 털어 버리면서 은혜로운 만남의 삶 안에 머물러 있으리라 기대해 본
다. 특별히 한 자매의 다급한 사연도 먼 옛날의 추억으로 들릴 만큼 이제는 가
족들의 관심과 배려로 평온한 삶의 정착 속에 있으리라 믿는다. 그 자매와의 만
남은 ‘가족치료’라는 측면에서 나에게 좋은 여운을 남겨주었고 상담자로서의
열의와 정성을 다쏟도록 한 특이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인가 어둠이 깔리고 평온한 휴식을 취할 때쯤 전화가 걸려왔고 다급
한 음성으로 ○○라고 하였다. 사연인즉 사이비 종교를 믿는 딸에 대한 불만과
자신에 대한 가족들의 몰이해로 답답하다며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약속한 날
상담실로 들어서는 그 자매는 귀태가 나는 50대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딸에 대
한 문제와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자매의 심리상태를 살펴보면서 나는
이 자매가 매우 정신적으로 지쳐있음을 직감하였다. 문제의 딸은 명문대 음대를
나온 재원으로 역학을 공부한답시고 특정종교에 한동안 다녔으며 모친의 과잉
간섭에 증오감으로 가득차 있었다는 것은 나중에 딸을 만남으로써 알게 되었다.

남편은 병원 의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세례를 받았지만 무신론자에 가까운
쉬는 신자였다. 그리고 아내의 견해를 무시하거나 방관함으로써 비정상적인 사
람으로 취급하였다.

문제해결을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가족 전체의 역동적인 관계 안에서 상담
이 이루어져야겠다는 진단을 내리고 첫 번째 상담을 마치면서 나는 그 자매에
게 다음에는 남편과 딸도 함께 올 것을 요청하였다. 남편과 딸이 나의 제의를
수락하여 상담은 진전될 수 있었다.

먼저 남편과의 개인상담에서 부부관계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부부치료’의
여러가지 기법을 활용하면서 남편의 이해와 협조를 얻어냈다. 아울러 신앙차원
에서 삶을 재발견하는 계기도 마련해 보았다. 남편은 의사로서의 자존심을 다
버리고 가족의 화목과 편안함을 위하여 가장으로서의 위치에 확고함을 보여주
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딸과의 상담은 초기에 매우 어려웠다. 왜냐
하면 엄마에 대한 증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특별히 게스탈트 심리치료중의 하나인 ‘빈
의자 역할놀이’를 통하여 엄마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기 시작하였다. 그
리고는 최종적으로 상담자와의 공감대(Em
athy)가 형성되자 가족 전체의 평화
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하였다. 남편과 부인 그리고 딸이 함께한
상담 종결시간에는 모두가 흡족할 만큼 화해의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남편과 딸
에 대해 편집반응을 일으켰던 자매의 불안감이 해소되기 시작하였다. 한마디로
가족사랑의 일치감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세월은 결코 무심하지가 않았는지 그렇게 오랫동안 쌓였던 감정의 응어리들
을 풀게 하는 은혜로운 만남의 기회가 되었다. 시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세
상에 다시 한번 더 만남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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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린 1장 27절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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