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주보(週報)는 어떤 홍보매체물보다도 영향력이 크다. 교회내의 신문이나 방송과는 달리 성당에 나오는 모든 교우들이 주보를 보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 홍보실에서는 매주 25만부의 주보를 제작하여 각 본당에 배부한다. 주보는 두 장의 종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을 매주 만드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두 장의 종이일 수 없다. 마치 주간신문을 만드는 것처럼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바쁘게 일은 진행된다. 주보는 모든 교우들이 만드는 교구의 공적인 주간 홍보지다. 홍보실의 직원 5명은 심부름하는 사람일 뿐이다.
주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먼저 직원들은 몇주 전부터 주보에 실릴 글들을 사람들에게 청탁하여 원고를 받아 컴퓨터에 입·출력한다. 그리고 수차례에 걸쳐서 꼼꼼한 교정작업과 함께 내용이 교회의 가르침과 일치하는지 검토한다. 또 글에 맞는 그림을 선정한 후 그것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하는 논의도 한다. 모든 것이 다 완성되면 이 메일로 가톨릭출판사에 넘긴다.
해외교포 교우들을 위해서는 인터넷을 통해 주보 자료를 보내준다. 그러면 교포들은 그것을 토대로 자신들의 주보를 만들어 사용한다. 또 네티즌들이 교구 전산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www.catholic.or.kr)에 접속하면 언제라도 주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요일 오전까지 모든 자료를 출판사로 넘기면 수요일 오전에 새 주보가 홍보실에 도착하게 된다. 그러면 오후에 각 기관과 단체 및 개인적으로 신청한 사람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한다. 출판사에서 밤을 새워 주보를 인쇄한 후 지구의 중심 성당으로 배달하면 각 성당의 직원들이 주보를 가져간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전에 각 본당에 도착된 주보는 봉사자들이 접는 작업을 한 후 토요특전미사 때부터 교우들 손에 들어가는 것이다.
주보를 발송하고 나면 직원들은 곧바로 다음 주보에 대한 회의를 하고 또다시 작업에 임한다. 주보 편집은 단순하게 보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대단히 전문적인 영역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정성을 통해서 비로소 주보가 매주일 교우들의 손에 들리게 된다. 지난 봄 홍보담당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부터 나는 주보를 가슴에 늘 품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보는 습관이 생겼다. 정성을 다해서 만들고 있지만 새로 나온 주보를 살펴보면 언제나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먼저 눈에 띄게 된다. 그런 아쉬운 마음이 ‘다음 번에는 더 잘 만들자’는 다짐으로 변한다.
주보는 일반 신문이나 출판물과는 달리 한번 읽고 버리는 유인물이 아니다. 미사가 끝난 뒤 좌석이나 바닥에 낙엽처럼 뒹구는 주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미사가 끝난 후에 주보를 집으로 가져가서 다시 한번 읽어보면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년동안 가정에서 한부씩 모아 연초에 성당 사무실로 가져가면 보관용책으로 제본해 준다. 보관용 외에 가족들이 가져온 주보는 이웃이나 냉담중인 사람들 혹은 병상에 있는 사람들을 방문할 때 선교지처럼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군인들과 타교구에 있는 분들에게 우편으로 보내주면 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정웅모 신부】서울대교구 홍보담당
* 다음 필자는 부산교구 가톨릭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조옥진 신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