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 교황청은 지난 30년간 동성애자들을 상대로 사목활동을 해온 미국의 로버트 누전트(62) 신부와 데미 그래믹(57) 수녀에 대해 동성애자 사목을 즉각 중단할 것을 공개적으로 통보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13일 “두 사람의 동성애자 사목은 동성애의 본질적인 악을 고려할 때 신자와 교회 공동체를 혼란시킬 우려가 있다”며 동성애자에 대한 일체의 사목활동을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교황청의 이번 조치는 거듭된 주의조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취해진 것이다.
지난 71년 게이와 레즈비언을 상대로 상담활동을 하면서 동성애자 사목에 뛰어든 두 사람은 77년에 ‘새로운 방법의 사목(New Ways Ministry)’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미국 전역으로 사목영역을 넓혔다. 또 이들은 ‘다리를 놓으며’ ‘희망의 목소리’ 등의 저서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충돌하는 주장을 펴고 심지어 비난까지 했다.
바티칸은 88년부터 이들의 사목활동과 저서에 대한 조사에 착수 그간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여러차례 주의조치를 내렸다. 이들에 대한 조사에 참여한 미국의 제임스 히키 추기경은 “두 사람의 사목활동과 저서에는 모호하고 오도적이며 가톨릭 정통 교리에 어긋난 부분이 많았다”며 “이들을 올바로 인도하려고 12년간이나 설득하다 최후 수단으로 징계조치를 택한 바티칸의 이번 조치는 매우 공정하고 합당하다”고 밝혔다.
윤리 신학자인 로버트 갈 신부는 로세로바토레 로마노지 기고를 통해 “인간의 성생활은 남녀가 가족의 울타리에서 ‘후손’이라는 결실을 맺기 위해 표현되는 아름다운 사랑”이라며 “때문에 동성애에 대한 개방적 자세나 동의는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중대한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 동성애에 대한 교회 가르침〓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동성간의 성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 근거는 동성애를 심각한 타락으로 보는 성서에 바탕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 자체가 자연법에 어긋나며 애정과 성의 진정한 상호 보완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당수의 남녀가 동성애적 성향을 타고 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그런 처지가 극복해야 할 ‘시련’인 만큼 교회는 그들이 시련을 이겨내고 그리스도의 완덕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도우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 가르침은 이번 교황청 조치에서 보듯 그들이 그리스도의 완덕에 다가가도록 도우라는 것이지 동성애에 대해 모호하거나 개방적 태도를 취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윤리신학자 로버트 갈 신부는 “동성애자 사목의 기본목표는 그들이 정결의 미덕을 지키는 생활의 기쁨과 평화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