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지난 7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주례로 99년도 사제서품식을 갖고 모두 33명(한국
순교복자성직수도회 2명)의 새 사제를 배출했다. 이날 하느님의 종으로 새롭게
태어난 새 사제들은 평생을 바쳐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서품식이 거행된 7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는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와 김수환 추기경 김옥균 주교 등 주교단과 사제단 그리고 서
품사제 부모들을 비롯한 1만50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 한국 교회를 짊어질 새
사제의 탄생을 축하했다. 체육관 곳곳에 플래카드 30여개가 내 걸리는 등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신자들은 새로 탄생한 사제들이 진정한 하
느님의 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미사에서 “새 사제들은 머리요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직
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 안에서 신자들을 하느님께로 인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또 영성체 후 “오늘은 하느님께 아들을
봉헌한 부모들이 그리스도 대리자의 부모라는 엄청난 칭호를 받게 되는 날”이
라며 자녀들을 봉헌한 부모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면
목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이승훈(12·요셉)군은 “서품식을 통해 평소 지니고
있던 사제 성소의 뜻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서품식에는 형제 사제들이 다수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사제로 서품된 조주환(알베르토)신부는 95년에 서품된 큰형 조정환(화곡본동본
당 보좌)신부 둘째 조승환(오스트리아 유학중)부제와의 3형제 중 막내. 아들 셋
을 모두 봉헌한 아버지 조명식(59·비오)씨와 어머니 허춘자(57·로사)씨는 하
느님의 종으로 장하게 성장한 아들의 모습에 감격의 눈물을 글썽. 이밖에 우중
근(라이문도) 새 사제는 주엽동본당 보좌인 우대근 신부의 동생이며 김효석(요
셉) 새 사제는 김완석(혜화동본당 부주임)신부의 동생. 또 김주용(암브로시오)
새 사제도 개포동본당 보좌 김선용 신부와 형제임이 밝혀졌다. 이밖에도 이날
서품자 중 외아들은 남상만(베드로) 새 사제 등 3명이며 장남은 9명이었다.
한편 이날 서품된 새 사제 중 응암동본당 출신의 성기헌(바오로)신부가 시인
성찬경(사도 요한)씨의 4남1녀 중 셋째로 밝혀져 화제. 목자가 되는 아들에게
당부하는 시를 적은 부채를 친지들에게 선물하기도 한 성찬경 시인은 “그저
하느님 은총에 감사와 찬미를 드릴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명동본당 주임 백남용 신부가 지휘하고 대신학교 신학생과 샬트르 성바
오로 수녀회 수녀들로 구성된 성가대는 장중한 성가로 자칫 어수선할 수 있는
실내 분위기를 집중시키는데 한몫 했다. 제대 왼쪽 구석에서는 서품식을 수화로
통역하는 가톨릭농아선교회 회원들이 눈에 띄었으며 정신지체인·장애인 시설
인 ‘라자로의 집’ 등 장애인복지시설에서도 100여명이 참석 새 사제의 탄생
을 함께 축하했다.
서품식이 끝난 후 새 사제들이 “사랑합니다. 잘 살겠습니다”라며 부모들
을 껴안자 부모들은 눈시울을 적셨으며 체육관 밖에서는 각 본당에서 ‘왕눈이
신부님 파이팅’ 등 이색적인 제목의 플래카드들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본당 설립 5년만에 첫 사제를 배출한 낙성대본당은 ‘낙성대 제1호 신부님
우중근 라이문도!’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신자들의 기쁜 마음을 드러
냈으며 특히 성기헌 새 사제를 배출한 응암동본당에서는 청년 신자들로 구성된
그룹 사운드를 동원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남정률·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