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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제에게 주는 글 / 성찬경(시인·전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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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제. 그대가 사람으로 태어나 가장 의롭고 뜻있고 거룩한 길을 스스로 선 택하여 이제 사제가 되었으니 그대를 고맙고 대견하게 생각하는 마음 글로 다 하기 어렵다. 그대가 사제가 되어 사제의 아버지로서 보잘것없는 나까지 높임을
받았으니 과연 하느님 하시는 일은 너무도 오묘하여 헤아릴 길이 없다.
그러나 그대가 사제가 된 것은 그대가 하느님을 택한 것이 아닌 하느님께서
그대를 택하였기 때문이니 모든 영광은 오로지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할 일이 며 우리는 그저 겸손되이 찬미와 감사를 바치는 것이 마땅하다.
새 사제가 된 그대. 그대는 나에게 큰 기쁨과 감격을 주었으니 그대 같은
효자를 둔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바르고 착한 길을 가는 것이 큰 효일진대 하 느님 섬기는 일보다 더 큰 길이 또 있겠느냐.
십자가를 지신 대사제 그리스도를 따라서 가는 길에 많은 고난이 없을 리
없으니 이 점이 안쓰럽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역시 하느님께 바치는 희생 제 물로 삼는 수밖엔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미 무거운 짐을 진 그대에게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마는 하루하루
성화의 길을 가는 동안에 어느 틈엔가 그대가 성인 신부의 경지에까지 다다르 게 되면 얼마나 다행한 일일까 하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그대의
사제서품을 기념하여 시조 한 수 읊었다.
사랑과 가난만이 주님 가신 길이어늘 부름 받은 그 은총 높맑은 하늘이로다
어즈버 어진 새 사제 이 길 따라 오르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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