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가 출범 8년만에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냉혹한 시장
경제논리 속에 심각한 경영난에 부딪혀 지난해말 수매와 유통 부문을 농협으로
이관했으나 수입 밀보다 훨씬 비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농협이 적극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는 올 봄 가톨릭 농민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우리밀 식품 가공·유통사업체인 (주)우리밀을 설립해 우리밀살리기운동을 이어
가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사업 정상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우
리밀 수매를 맡은 농협은 올해 수매가를 인하하고 수매량(99년 5000t)도 대폭
줄임으로써 우리밀 계약재배 면적이 감소해 최소한의 생산기반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는 우리밀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공급해 수입 밀과의 가격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국처럼 수입 밀
과 우리밀의 가격 차액을 보상해 주고 우리밀의 환경정화기능에 대한 ‘직접지
불제’를 실시해 우리밀 생산을 장려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자국산 밀은 농가로부터 60Kg 한가마당 9110엔에 수매
해 2463엔의 가격으로 시장에 판매하며(96년 기준) 수입 밀의 경우 1t당 3만
1934엔에 매입해 5만1972엔에 판매하는 이중곡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밀 경
작 농가에 대해 1ha당 25만엔(약 240만원)을 직접지불제로 지급할 뿐 아니라 품
질개선 장려금 계약생산 장려금 생산·유통 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밀 생산을
지원·보호하고 있다.
직접지불제란 : 직접지불제는 농업구조조정과 환경보전 등 농사의 공익적 기
능과 경작조건이 불리한 지역에 대해 정부가 별도로 재배면적당 일정금액을 농
가에 직접 보조하는 형태로 농가소득을 보장해 주는 제도.
세계무역기구(WTO)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농산물의 생산량 증대
에 영향을 미치거나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농업보조금을 감축하는 대
신 생산에 미치는 효과가 적은 직접지불제는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농업선진국들은 농가소득을 보장해 자국내 농업을
보호하고 식량자급률을 유지하기 위해 농가수입 감소분을 각종 직접지불제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등은 전체 경작면적 중 5.
5∼50를 경작여건이 불리한 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고 미국은 밀·옥수
수·쌀 등 특정품목 생산농가에 일정 규모의 생산비를 직접지불제 형태로 지원
해주고 있다. 또 일본은 자국의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밀 생산을 지원·보호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비료와 농약을 덜 쓰는 농가에 보상(1ha당 52만4000원)하는
친 환경 농업직불제(99년)와 노년층이 농사를 짓기 어려워 팔거나 장기 임대할
경우 주는 영농 규모화 직불제(97년)와 같은 직접지불제를 극히 제한된 범위 내
에서만 시행하고 있다.【서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