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지난달 26일 오후 8시30분 임명 직후 주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제단과 평신도들이 기쁘고 신바람나는 계획을 세워보겠다”
고 의욕을 보였다.
환한 얼굴로 화환을 받고 김원택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 및 교구청 직원들과 마주한 장 주교는 “이렇게 환영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고 “앞으로 교구 신부님들이나 평신도들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시고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구 출신사제로는 첫 교구장에 임명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처음에 임명 소식을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았고 너무 당황했습니다. 준비도
되지 않았고 제 자신이 합당하지도 않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지요. 그렇지만
사제단과 평신도들이 새 교구장 임명을 1년이 넘게 기다린 상황이었고 하느님께서 저를 통해서 이루시려는 뜻이 있으실 것이기 때문에 교구장직을 사양할 수가 없었
습니다.”
―제3천년기 청주교구를 이끌어갈 목자로서 교구 운영 및 사목방향을 말씀해 주시지요.
“교구 운영에 대한 구상은 솔직히 아직 없습니다. 사제단과 상의해 가면서 결정하 겠습니다. 성성식 때가 되면 대체적인 윤곽이 나오겠지요. 현재로서는 ‘가정과 생 명’ 문제 ’가정 성화’ 갈라진 겨레의 화해와 일치 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사목에 대한 교회와 평신도들의 관심이 높은대요.
“제 자신이 농촌에서 태어났고 어려운 시기에 자랐기 때문에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사목은 저의 커다란 관심 중의 하나입니다. 특별히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산재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사회 정의나 사회 구원에 관심있는 교구 신부님들
의 의견을 들어가며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청주성모병원이나 양업고 등 교구 현안사업이 많은데 어떻게 해나가실 계획
입니까.
“솔직히 앞이 캄캄한데 하느님을 바라보니 희망이 있고 걱정에서도 해방됐습니다. 그분께서 주관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운동을 펼쳐오셨는데 시복시성 전망을 말씀해 주시지요.
“하느님의 생각은 제 생각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배티에 들어갈 때 사제로서 생명을 바칠 수 있는 자리로 생각했는데 교구장으로 오게 됐으니까요. 조만간 다섯번째 자료집인 ‘배티성지와 최양업 신부’가 나오게 됩니다.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섭섭함은 없고 그 다음은 하느님께서 다른 분을 쓰시겠지요. 시복시성 절차는 많 은 시간과 인력과 재정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지만 최 신부님을 세계교회에 드러내 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계획을 느낍니다. 최 신부님 선종 150주년이 되는 2011년쯤
시복이 되고 탄생 200주년인 2021년에 시성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복
자나 성인선포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 한국교회 사제나 수도자들에게 최 신 부님의 신앙이나 영성이 중요한 모델이 될 것입니다. 시복시성의 교회법적 절차보
다 이 부분에 더 중점을 두겠습니다.”
―23년간의 사목활동을 통해 갖고 계시는 좌우명을 소개해 주시지요.
“잠언 16장 9절입니다. 우리가 많은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모든 주권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이것이 저에겐 중요한 삶의 방향이자 지표입니다. 사제생활을 하면서 특 히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관하신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하느님께서 저를 통해서 이루시려는 계획이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듭니다. 오늘 하루를 통해 하느님께서 이루 시려는 뜻을 제가 만나는 이들을 통해 식별해내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지요.
“지난 2월에 이름이 교황청에 올라갔다고 했을 때 믿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십자가를 지기로 했으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주〓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