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부상과 고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고국 폴란드 방문 1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면서 다시 고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은 6월 5일부터 시작된 폴란드 방문 마지막날인 17일 고향인 크라코프를 찾아 부모와 형이 잠들어 있는 라코비키 묘지에 참배한 후 예정보다 체류 일정을 4시간 15분 연장해 부상과 고열로 인해 일정에 빠졌던 바도비체 등을 방문한 후 6시15분(현지시간) 고국을 떠났다.
교황은 실레시아 지역의 산업도시인 글리비체에서 운집한 신자들이 좀 더 머물러 달라 고 청원하자 다음에 또 만나자 고 대답해 재차 고국을 방문할 생각이 있음을 표시했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기자들이 교황이 내년에도 폴란드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가 라고 묻자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지만 교황은 다시 오고 싶어한다 고 말했다.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우선 고국 폴란드가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로 옮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사회 경제적인 과제와 어려움들에 대해 지적하고 신앙의 기본 가치를 잃지 않기를 수차 당부했다. 교황은 올들어 잦아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을 폴란드 상황과 연결해 누차 언급하면서 이윤의 극대화 자유로운 경쟁만을 강조하는 자유시장경제가 인권이나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훼손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했다. 교황은 또 생명 복제 문제나 코소보 분쟁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간 무력 분쟁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현대의 신앙인들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현대 순교자 들의 삶을 제시했다. 교황은 이번 방문길에 세 곳에서 시복식과 시성식을 거행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13일 바르샤바에서 거행된 최대 규모 시복식이다.
이날 교황은 나치 지배하에서 희생된 현대 순교자 108명을 포함한 110명을 시복했다. 83세로 구타당해 숨진 줄리안 노보비에츠키 대주교를 비롯한 108명의 나치 치하 순교자들에 대해 교황은 각별한 경의를 표시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7일에도 강제수용소에서 순교한 신부 한 명을 시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