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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해방이후의 북한 천주교회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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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지막이라 생각한 신부는 자신을 잡으러 온 보위부원들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기 시작했다. 이 마지막 고해성 사에는 무려 200여명이 넘는 신자들이 몰렸다.”(천주교 평양교구사·분도 출판 사 1981. 215쪽)
1945년 8월15일. 해방은 남한교회에는 새로운 희망에 대한 약속으로 북한교 회에는 박해의 고통라는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다가왔다.
해방 이후 미국 교회의 도움을 받으며 착실히 성장해 나간 남한교회와 달리
소련군이 진주한 북한지역의 교회는 순교자들이 속출하고 교회 건물이 잇따라
폐쇄되는 등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겪게 된다. 대부분의 사제들이 행방불명 됐 으며 신자들은 신자들대로 협박과 고문 속에서 배교를 강요받았다.
해방전 일제시대의 북한천주교회는 다른 개신교 교파들이 강제 해산 당하는
등 심한 박해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별다른 큰 박해를 받지 않았다. 비록 골 롬반회 선교사들이 일제에 의해 강제 송환되기는 했지만 함흥·덕원·연길교구 에 있던 독일인 선교사들은 독일이 일본과 동맹국이었다는 점에서 박해를 덜
받은 것이다. 그러나 소련군의 진주와 이어진 모진 박해는 북한교회에 무척 당 혹스럽게 다가왔고 별다른 대응 한번 못하고 무너졌다.
45년 8월에는 연길교구의 유 셀바시오 신부가 체포돼 사형 당했으며 같은
해 5월에는 백 주교와 신부 18명 수사 17명 수녀 3명이 체포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엽적으로 이뤄지던 박해는 46년에 접어들면서 점점 전교회 차원으로 확 대되기 시작했다.
46년 북한지역에서 시행된 토지개혁으로 그동안 교회가 소유해 오던 모든
토지가 몰수당했으며 결과적으로 교회운영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북한은 이후
47년부터 성당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비작업을 단행했으며 48년초부터는 반간첩 투쟁을 강화 성직자와 수도자에 대한 체포작업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49년 5월 덕원면속구의 신 보니파시오 주교와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가 피랍된 데 이어 강계본당 석원섭 신부와 최자백 회장이 체포됐으며 그 해 12월에는 대신리본당 박용옥 신부 관후리 주교좌본당 보좌 서윤석 신부 기 림리본당 이재호 신부 등이 잇따라 체포돼 순교하거나 행방불명됐다.
또 49년 12월과 이듬해 5월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수녀원과 원산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원이 몰수됐으며 50년 10월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장정온 원장수녀가 체포된 이후 행방불명되기도 했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에 대한 체포와 납치는 바로 교회의 붕괴로 이어졌다. 신 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자신의 신앙을 숨기고 살아야했다. 특히 북한이 6· 25 전쟁직전부터 천주교를 사회주의 건설에 가장 장애가 되는 세력으로 간주하 고 미국 제국주의의 앞잡이로 부각시킴에 따라 신자들은 더욱 지하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천주교에 대한 탄압은 전쟁 이후에도 그치지 않고 계속 됐다.
북한은 58년과 67년 각각 주민성분조사와 주민재등록사업을 실시해 신분상 의 제한을 두는 정책을 폈는데 특히 주민재등록사업에 의거 주민들을 51계층으 로 분류하면서 종교인들에게는 별개의 분류번호를 부여해 특별감시 대상으로
구분했다.(천주교인 분류번호 39)
그러나 40여년이 넘게 끊어져 있던 신앙의 맥은 80년대 들어서면서 종교를
활용하고자 하는 북한당국의 정책적 고려들로 형식상으로나마 되살아나기 시작 했다.
북한은 88년 6월 ‘조선천주교인협회’(위원장 장재철 99년 1월 조선카톨릭 교 협회로 명칭 변경)를 결성하고 그해 10월 평양에 장충성당을 준공하는 등
획기적인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교회와의 교류도 빈번해 지난해 5월 에는 당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최창무(현 광주대교구 부 교구장)주교의 사목적 방문이 성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에는 사제가 없다. 마지막 고해성사를 위해 줄을 섰던 그
신앙인들의 후손들은 오늘도 참 신앙의 기쁨도 맛보지 못한 채 목자 없는 방황 을 계속하고 있다.【우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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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199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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