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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궁하면 더 잘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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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하면 통한다’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은 참으로 의미있다. 본당 사목을 하
면서 하느님 은총의 선물은 풍성하고 완벽한 상황에서보다는 늘 부족하고 엉성
한 가운데서 더 많이 채워짐을 매번 느낀다.

이런 체험 중 하나가 지난 성탄 때 교구로부터 ‘98년도 선교우수본당’으
로 뽑힌 경우다. 그러나 지난 한해는 선교보다는 성전부지를 마련하고 성전건축
을 시작하는데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기에 그런 칭찬은 쑥스러운 일이었다. 그
렇다면 우리 본당이 그렇게 뽑힌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부족한 신부가
예비신자 교리를 혼자서만 감당할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평신도들을 참여시켜
만든 ‘안도마회’라는 교리교사 모임과 그들이 진행하는 ‘열린교리반’덕분
이었다(‘안도마’회의 도마는 천주교 거리선교 교사라 할 수 있는 안중근 의
사의 세례명 토마스다).

예비신자 교리를 전담하는 안도마회 교사들은 나의 취지대로 소그룹 예비신
자 교리반을 나름대로 지도할 수 있는 분들이며 ‘열린교리반’의 전담강사이
기도 하다. 그러면 ‘열린교리반’과 ‘안도마회’ 운영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
인가? 다음과 같이 세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지 성당을 찾아온 예비신자를 즉시 기쁘게 맞아
교리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역전 택시 주차장에서 손님만 타면
시간과는 상관없이 출발하듯 둘 이상의 예비신자만 모이면 새 교리반이 하느님
을 향해 출발한다. 그러기에 지난 3월말 영세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일곱개의 교리반이 운영될 수 있으며 또다른 반이 언제 생길지 모를 정도다. 이
들은 교리실 유아실 교사 본인의 집 등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않고 예비신자들
이 원하는 요일과 시간에 맞추어 교리를 가르친다.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
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 20)는 복음말씀을 그대로 믿
고 실천한 예라 하겠다.

둘째 평신도가 교리를 가르침으로써 교사 자신의 자부심은 물론 선교의식
이 고취되고 성화된다는 사실이다. 82세의 교리교사가 당신 자택에서 밥을 해먹
이면서 두 예비신자를 가르치는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며 초대교회의 모습이 이
렇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셋째 소그룹으로 운영되는 만큼 교사와 예비신자간의 마음나누기나 친교가
풍요해진다는 점이다. 간혹 교리반 단위로 성지순례나 근처 수도원으로 십자가
의 길을 다녀오는데 이 역시 소그룹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제 우리 본당은 보좌신부님도 수녀님들도 계신다. 이렇게 사목자들이 많다
해서 혹 안도마회원들의 열정이 식을까 염려스럽다. 여러가지 부족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본당 신부와 늘 일치하는 안도마회 교리교사들을 위하여 사랑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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