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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이스라엘 성지 지상순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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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예수가 태어나고 수난받고 부활한 그 땅. 인류를 위해 예수가 피 와 땀을 흘린 그 땅. 그래서 이스라엘은 ‘거룩한 땅(Holy Land)’으로 불린다.
평화신문은 예수 탄생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예수의 탄생지이자 복음 선포지였 던 이스라엘을 순례 2회에 걸쳐 순례기를 연재한다. 이번 순례는 6일부터 13일 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이뤄졌으며 광주대교구 선교사목국장 장세현 신부 등
각 교구 대희년 관계자 12명이 함께했다. 편집자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이스라엘 최대의 도시 텔아비브(Tel Aviv)에 도착한
것은 7일 새벽.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사막’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에겐
다소 의아스럽게 비춰질 정도로 울창한 숲과 야자수들이 가득했다. 마치 이스라 엘이 아닌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광야에 부려진 새생명의 씨앗
이 점에서 이스라엘은 ‘작지만 큰 나라’다. 남한 면적의 4분의 1(2만1000km²)에 불과한 작은 국토지만 지중해성 기후 와 아열대성 기후가 공존하고 있으며 사막과 스텝 지역이 있는가 하면 울창한
수목림이 있고 굽이치는 골짜기가 있는가 하면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이 있는
나라. 현대적인 빌딩들이 들어찬 도시 텔아비브가 있는가 하면 고대의 유적들로
가득찬 고도 예루살렘이 있는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히브리어로 ‘봄의 언덕’을 뜻하는 텔아비브를 벗어나자 이내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척박한 ‘광야’(마태 4 1―11 : 마르 1 12―13 : 루가 4 1―13) 의 모습이 나타났다. 순례단은 광야를 지나면서 생소한 기후로 고생을 했다. 한 국과의 6시간 시차도 문제였지만 무덥고 건조한 날씨 뜨거운 태양열과 미끈거 리는 물 등등 이 모든 것에 적응하기까지 여러 날이 걸렸다.
그러나 이스라엘 성지순례 내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한 예루살렘 성 전도 예수가 세례를 받은 요르단 강도 아닌 아무런 생명도 없어 보이는 누런
황토 빛의 ‘광야’였다. 이는 단순히 처음 보는 일종의 ‘낯설음’에서 오는
생소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풀 한포기의 뿌리내림도 용납하지 않는 ‘스텝 지 역’ 광야. 이 광야에서 예수는 악마와 싸웠고 단식을 했다. 광야에 새 생명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한치의 생명도 거부하는 듯한 ‘광 야’는 그 끝없이 이어지는 척박함 속에서도 미묘한 아름다움과 친근감을 자아 내고 있었다.

마리아의 지고한 신앙 묵상케
순례단은 예수시대 당시 헤로데 왕의 궁전이 있었던 ‘가이사리아’(사도
10 1―8)와 예수가 자라난 ‘나자렛’(마태 2 23 : 루가 4 16―30) 첫 기적의
장소 ‘가나’(요한 2 1―12) 등 갈릴래아 지방으로 옮겨갔다. 나자렛은 텔아비 브에서 승용차로 2시간여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예수가 유년시절을 보 낸 곳 이스라엘에서 가장 옥토로 알려진 나자렛에는 마리아와 요셉이 살던 집 터가 전승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그 위에 성모영보 성당과 성 요셉 성당(성가정
성당)이 세워져 있다. 마리아의 집터 위에 세워진 성모영보 성당은 마리아가 가 브리엘 대천사로부터 구세주의 탄생 예고를 듣는 사건을 기념한 것(루가 1 2 6―38)으로 마리아의 지고한 신앙을 묵상케 했다.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 는 처녀 잉태 사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마리아. ‘당신 말씀대로 이루어지 기를 바랍니다’라는 마리아의 응답이 오늘날 평신도 각자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예수가 지금 우리에게 다시 오면 예수는 어 떤 요구를 할까. 우리는 마리아처럼 그러한 요청들을 ‘예’라고 수용할 수 있 는 신앙을 살고 있는가. 이런 생각들을 뒤로 한 채 성모영보 성당을 나서자 한 무리의 유다인 아이들이 모여 놀이를 하고 있었다. 맑고 티없는 여느 나라 아 이들과 다를 바 없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린 예수의 모습이 회상돼 쉽게 그들
곁을 떠날 수 없었다.
나자렛에서의 아쉬움을 접고 30여분을 더 달리자 갈릴래아 호수와 인접한
티베리아(요한 21 1―25)가 나타났다. 예수의 복음 선포 중심지였던 갈릴래아
호수를 직접 눈으로 접하자 마치 성서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예 수는 이곳에서 베드로를 부르셨고(마태 4 18―22)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 복하다’(마태 5 1―12)라고 말씀하셨으며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마르 6
30―44 : 루가 9 10―17 : 요한 6 1―14)을 베푸셨다.

마치 성서 속으로 빠져드는 듯
순례단은 이제 이 갈릴래아 호수를 한바퀴 돌아 요르단강 베들레헴 예루살 렘 등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갈 것이다.
이국에서의 밤은 빨리 찾아왔다. 공기가 맑아서일까. 숙소 창밖으로 펼쳐진
맑은 갈릴래아 호수 위로 부는 바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성지에서의 하룻밤은 갈릴래아 호수의 바람소리와 함께 그렇게 깊어갔다. 【우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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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199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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