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성공적인 루마니아 방문
을 계기로 교황의 다음 방문지는 최대 동방교회 국가인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게 일고 있다.
이같은 기대는 교황의 루마니아 방문기간 동안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이 “교황의 이번 방문은 문호 개방 이상의
것을 열었으며 모스크바 방문의 길도 열었다”고 말한 데서도 감지되고 있다.
올리비에르 클레멘트 동방교회 신학자는 “교황의 루마니아 방문은 그동안 교
황 방문을 터부시하던 동방교회의 관념을 깬 역사적 사건”이라며 “다른 동방
교회 국가들도 교황의 초청 여부와 그 효과를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
했다.
서방교회 언론들도 “교황은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에 대한 꿈을 갖고
있으며 다음 방문지는 틀림없이 러시아의 붉은 광장”이라며 교황의 러시아 방
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기대와 관측은 교리와 교회 구조상 개신교보다 동방교회가 가톨릭과
더 밀접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 정서적 측면에서 보면 가톨릭과 동방교회의 관계는 계속 팽
팽한 긴장 상태다. 러시아 정교회 알렉시 2세 총대주교는 “로마 가톨릭이 동방
교회 신자들을 개종시키려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는 한 교황에게 초청장을 보내
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 주교들의 정서도 아직까지 ‘교황 방문 절대불가’다. 동방교
회가 로마 가톨릭과 결별한 주된 이유가 교황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교황을 환영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촉구하는 교황의 의지와 행보는 확고하
다. 루마니아 방문 마지막 날에도 희망에 찬 표정으로 “우리는 일치의 완성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