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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2000년기를 보내기 전에 반성해야 할 것들 -① 사제·수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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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을 회개시키기 위해서는 교역자들 자신이 먼저 회개해야 합니 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3월 전세계 사제들에게 보내는 ‘성목요일 서 한’에서 강한 어조로 사제들의 회개와 쇄신을 촉구했다.

사제들의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당사자인 사 제들 입장에서는 귀가 따가울 정도다. 한국 주교회의 산하 2000년 대희년 주교 특별위원회도 대희년 준비과정에서 가장 골몰하고 있는 것이 사제들의 쇄신 문 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있는 평신도들도 이 문제를 끊임없이 도전적으로 제 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자들 역시 쇄신과 정체성 확립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지 난 2월 남녀수도회들은 공동으로 발표한 제3회 봉헌생활의 날 담화에서 “수도 자들이 쇄신되어 고유한 소명의 원천으로 되돌아갈 때에 현대사회와 교회에 주 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증거자가 될 것”이라며 스스로 ‘쇄신의 회초리’를 들 은 바 있다.
신품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성직자 그리고 자신의 전
생애를 하느님께 대해 봉사하는 수도자들의 쇄신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단정해 도 될 만큼 중차대 한 문제다. 왜냐하면 교회의 구심점에 서있는 그들의 쇄신
없이 교회 공동체의 쇄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그리스도사상연구소 심상태 소장 신부는 사제와 수도자의 쇄신문제를
“한국교회가 오래 전부터 앓고 있는 지병”이라고 표현했다.
“사제·수도자는 사회적 현실적 문제보다 영적 정신적 차원의 삶을 살아 야 하는데 실상 그렇지 못해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제·수도자 개인의
문제에 앞서 그들이 불가피하게 본당 공동체의 관리행정가가 되어야 하는 구조 상의 원인 때문이다. 사제·수도자들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건이
변화되어야 하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 수도자들은 쇄신을 위해 부단히 몸부림쳐야 한다.”
수도회들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내부로부터 쇄신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점차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수도회들은 “한국의 수도자들은 전교의 황금 시기인 지난 20여년간 본당에서 예비신자들을 맞아들여 교리를 가르치고 영세 시키기에 정신이 없었다. 교회의 필요에 우선 응답하는 ‘사도직 비상시기’를
보내느라 수도회 고유의 카리스마를 잃어버리고 살았다”고 반성하고 있다.

따라서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수도회 창립자의 정신으로 되돌아가고
고유의 사도직을 현시대의 요구에 맞게 재설정하려는 움직임이 조용히 일어나 고 있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한가운데서 정체성을 잃어 가는 사제들을 바라보는 시 선은 차갑고 매몰차다. 어느 교구 대의원회의(시노드)의 공개석상에서 사제들의
쇄신을 촉구한 다음과 같은 발언들은 숨기고 싶은 교회 자화상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영적·정신적·사회적 성숙에 도달하지 못한 혹은 전혀 그런 기미조차 찾 을 수 없는 경우를 쉽사리 발견한다.” “사제들이 너무 나태하고 사치한다고
생각한다. 사제간의 개인주의와 끼리끼리 의식은 교회 밖의 모습보다 더 심하 다.” “성무일도와 기타 신심생활에 너무 소홀하다. 사제피정 때는 신자들보다 도 못하다. 신자들이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면 아마 크게 실망할 것이다.”
교회 신학자들은 사제쇄신과 관련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사제를 ‘말씀과
성사의 봉사자’라고 정의하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이는 2000년 전 실존 했던 사제의 원형인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즉 말씀과 성사의 봉사자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촉구이기도 하다.
또 신학자들은 “예수께서 자기자신을 철저하게 비우고 버린 십자가 사건이
곧 사제직의 원형이자 지속적인 규범”이라며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 직이 십자가 위에서 완성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제들이 자신을 철저히 비우는 사제직의 원형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면 권 위주의나 물질적 세속주의의 두꺼운 옷은 자연히 벗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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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199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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